박태환. [스포츠동아 DB]
전날 피 뽑은 왼쪽팔 스트로크때 경직
4번 레인 배정…초반 옆레인 파도 방해
도핑과 물살, 2가지 악재를 뚫었다.4번 레인 배정…초반 옆레인 파도 방해
마린보이 박태환(21·단국대)은 17일 자유형100m에서도 금메달을 거머쥐었다. 3관왕의 길을 험난했다. 박태환은 전날, 도핑테스트 때문에 피를 뽑았다. 100m경기종료 직후, 박태환은 자신의 왼팔을 취재진에게 내밀었다.
왼팔 팔꿈치 안쪽 부분에는 주사바늘 자국이 남아있었다. 박태환은 “주먹 만하게 경직이 돼서 훈련 중 스트로크를 할 때, 불편함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자유형에서는 스트로크에서 무려 70%의 추진력을 얻는다. 불편한 팔로, 그것도 자신의 주종목이 아닌 100m에서 금빛 레이스를 펼친 것은 분명 투혼이었다.
장애물은 또 있었다. 박태환은 17일 오전 100m예선을 마친 뒤 자신이 1등으로 결선에 오른 것에 대해 아쉬워했다. 몸을 배배 꼬며, “4번 레인은 안 되는데…”라고 했다. 이유는 물살의 영향 때문이다. 아무래도 3·4·5번 레인에는 유능한 선수들이 모인다. 단거리 종목에서는 스프린터들이 최대의 스피드로 역영하며 물살을 만들어 낸다. 이 물살은 옆 레인 선수들의 레이스를 방해한다.
박태환은 단거리 전문이 아니다보니, 초반50m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이 경우 앞서 헤엄치는 선수들이 만든 물살이, 뒤에 따라가는 선수들에게 영향을 준다. 강한 스트로크와 킥이 만드는 파도가 신경 쓰일 수 있다. 100m결선 초반50m에서 박태환은 5위였다.
마이클 볼(호주) 코치는 결선직후, “4번 레인에서 출발해 처음부터 1등으로 나갈 수 있다면, 당연히 4번이 물살의 영향을 가장 덜 받는 레인이다. 하지만 박태환은 스프린터가 아니다. 초반50m에서는 따라가야 하는 입장이라 지장을 받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50m지점을 지나면서 박태환은 추격의 불을 댕겼고, 모든 방해를 뚫었다. 터치패드를 찍는 순간, 그는 가장 앞서 있었다.
광저우(중국)|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