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환 도하 AG때와 무엇이 변했나] 장거리는 옵션…스피드 집중훈련 통했다

입력 2010-11-18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태환. [스포츠동아 DB]

박태환. [스포츠동아 DB]

200·400m 맞춘 전훈 100m도 金결실
4년전 금메달 땄던 1500m 오늘 출전
몸상태 달라져 중국 쑨양에 열세 예상
같은 듯, 또 다른 3관왕이었다.

박태환(21·단국대)은 2006도하아시안게임에서 자유형 200·400·1500m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자유형 100·200·400m에서 가장 먼저 터치패드를 찍었다.

이로써 박태환은 아시안게임 통산 금메달 6개(은 1·동 5)로 ‘아시아의 인어’ 최윤희(5개)를 넘어서 한국 수영 사상 아시안게임 최다 금메달을 획득했다. 또 총 12개의 메달을 챙겨 아시안게임 수영 종목 최다 메달리스트가 됐다.

박태환은 18일 1500m에도 출전하지만 수영 전문가들은 “자유형 400m 레이스를 봤을 때, 쑨양(중국)의 절대우세가 예상된다”고 분석한다. 쑨양은 400m에서 박태환에 불과 0.94초 뒤졌을 뿐이다. 막판 50m에선 도리어 박태환을 앞섰다.

마이클 볼 코치는 16일 경기 직후 “박태환은 1500m에 맞는 선수는 아닌 것 같다”고 밝혔다. 이미 박태환의 ‘선택과 집중’ 논의는 2007세계선수권에서 박태환이 자유형 1500m 9위를 차지한 이후부터 계속됐다. 국제경쟁력이 있는 200·400m에 더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다. 세계적으로도 200·400·1500m를 모두 주종목으로 삼는 사례가 없다는 것도 이유였다.

볼 코치는 이에 대해 “우사인 볼트가 단거리부터 장거리까지 다 뛰는 것”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련을 버리지 못한 것은 본인의 의욕과 한국수영의 척박한 현실 때문이다. 박태환은 도하아시안게임 이후 1500m 기록이 계속 후퇴하고 있지만 여전히 부동의 국내 1위다.

볼 코치는 17일 경기 직후 “내가 박태환을 처음 본 것은 2007멜버른세계선수권 때다. 그 이전인 2006년과 지금의 상태를 비교하기는 힘들다”면서도 “2007년보다 근력이 더 좋아졌기 때문에 (100m에서도) 좋은 기록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고 했다.



체육과학연구원 송홍선 박사도 “박태환의 몸이 2006년보다는 ‘400·1500m’에서 ‘200·400m’쪽으로 가까워졌다”고 말한다. 수영 관계자들은 “사실 올 시즌 전지훈련 과정에서도 박태환의 포커스는 200·400m였다”고 전한다. 1500m는 현실적으로 박태환에게 옵션일 뿐이다.

그렇다고 1500m 훈련을 하지 않을 수는 없다. 대부분의 400m 선수들은 장거리 훈련을 병행한다. 1500m를 통해서 400m에서도 기록향상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단, 이때도 ‘경기를 위한’ 것과 ‘훈련을 위한 것’은 철저히 구분된다.

볼 코치는 “1500m 훈련을 과하게 하면, 박태환의 스피드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태환은 17일 “(1500m의 향후 계획에 대해) 모든 것은 아시안게임을 마친 뒤 상의해서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광저우(중국)|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