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아내 신혜정씨 ‘광저우 김밥 내조’

입력 2010-11-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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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살부부의 애정은 광저우까지 이어졌다. 중국과의 준결승전이 열린 아오티베이스볼필드에 이대호를 응원하기 위해 아내 신혜정 씨(가운데)와 형 이차호 씨가 나타났다.

‘내조의 여왕’ 중국전 그라운드 찾아 응원
이대호 “정성 감동”…부활 쐐기타 화답
‘내조의 여왕’으로 불리는 이대호의 아내 신혜정 씨가 18일 중국전이 열린 아오티베이스볼필드를 찾아 남편과 대표팀을 응원했다. 신 씨의 원정 응원에는 시아주버니인 이대호의 친형 차호 씨, 신씨의 친구 노수미 씨가 동행했다.

어렵게 표를 구해 스탠드에 자리 잡은 그녀는 “사실 남편 모르게 오려고 했는데, 하도 표를 구하기 어려워 얘기를 안 할 수가 없었다”면서 “대호 씨가 아직 발목이 좋지 않은데, 더 다치지 말고 대표팀이 꼭 금메달을 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주목할 건 남편과 대표팀을 향한 그녀의 정성이었다. 하루 전, 광저우 시내의 절을 찾아 불공을 드렸던 그녀는 이날 새벽 일찍 일어나 김밥을 싼 뒤 경기장에 오기 전 선수촌에 잠시 들러 남편에게 전달했다. 신 씨는 쑥스러운 듯 “한국에서 가져온 재료에 한계가 있어 넉넉하게 준비하지 못했다. 음식 솜씨도 없어 입에 맞을지 모르겠다”며 “그래도 작은 힘이라도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신 씨의 정성 덕분인지 그동안 타격감이 좋지 않았던 이대호는 네 번째 타석에서 소중한 쐐기타점을 뽑아냈다. 이대호는 “동료들과 김밥을 나눠먹었는데 (동료들이) 너무 맛있다고, 아내에게 고맙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어떻게 보면 보잘 것 없다고 할 수 있는 김밥이었지만, 신 씨의 김밥이 남달랐던 건 ‘작은 힘’이라도 보태고 싶다는 그녀의 마음 때문이었다.

비단 그녀 뿐만이 아니다. 개막전부터 현지 응원을 펼치고 있는 류현진의 아버지 류재천 씨와 어머니 박승순 씨는 일찌감치 고추장과 밑반찬을 선수촌으로 건네 대표팀을 뒷바라지 했다. 고창성의 아버지 고재신 씨와 어머니 정순원 씨 역시 중국전이 열린 그라운드를 직접 찾아 선수단을 응원했다.

김시진 투수코치는 “이미 병역 혜택을 받은 선수들이 미필 선수들을 위해 꼭 금메달을 따자고 노력하는 모습이 놀라울 정도”라고 했다. 역대 어느 대표팀보다 하나로 똘똘 뭉쳐 금메달을 노리는 대표팀. 여기에 가족들의 정성과 열정적인 응원도 힘을 보태고 있다.

광저우(중국)|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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