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땀인가 눈물인가” 울어버린 박주영

입력 2010-11-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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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저우=연합뉴스)

꿈을 위해 구단 설득해 대표팀 합류… UAE전 수차례 찬스서 골폭죽 불발
그는 꿈을 안고 프랑스에서 머나먼 중국 땅을 밟았다. 축구 인생의 중요한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에 2010광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을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였다.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반드시 금메달을 목에 걸어야했다.

어린 후배들을 이끌고 이를 악문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아시안게임 4강까지 오는 동안에도 그는 선수들의 귀감이 되었다.

한국축구 최고의 공격수인 박주영(25·AS모나코).

금메달을 통해 보너스로 주어지는 병역혜택이 절실했기에 리그가 한창인데다 팀 성적이 좋은 않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소속 팀을 설득했다. 올해로 25살인 그는 금메달을 획득하지 못하면 국방의 의무 때문에 해외파 생활을 오래 지속할 수 없다. 그만큼 절실했기에 박주영은 기 라콩브 감독과 팀 관계자들에게 간절함을 호소했다.

그는 어렵게 OK사인을 받았고, 홍명보 아시안게임 대표팀 감독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렸다. 홍 감독은 경험이 많은 스트라이커 박주영의 합류를 반겼다.

그러나 모나코는 박주영을 보내줘야 하는 시기가 다가오자 입장을 바꿨다.

모나코는 박주영이 아시안게임을 위해 떠나기 3일전 대한축구협회에 공문을 보내 “팀 사정 때문에 선수를 보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사실상 박주영의 합류가 불발되는 듯 했다. 대체 선수까지 언급됐다.

그러나 박주영은 에이전트를 통해 다시 한번 팀을 설득했고, 결국 중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을 수 있었다.

그는 대표팀에 합류하자마자 제 몫을 다했다. 그가 중국에 도착하던 날 대표팀은 북한과의 경기에서 0-1로 패했다. 평소 활달한 성격인 그는 21세 이하의 어린 후배들과 하나로 뭉쳐 팀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경기장 안에서는 팀이 어려울 때마다 득점포를 가동하며 홍명보호의 최전방을 책임졌다.

그는 4강 UAE와 경기 이전까지 3경기 연속 골을 넣는 등 기대이상의 활약을 펼쳤다. 8강 우즈베키스탄 전에서는 1-1로 맞이한 연장 전반 2분 만에 결승골을 넣으며 와일드카드답게 위기 상황에서 팀을 구해냈다.

4강전에서도 박주영은 최선을 다했다. 연장까지 가는 접전 속에서도 그는 뛰고 또 뛰었다.

여러 차례 득점찬스를 잡았지만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려 득점포 가동에 실패했다. 특히 연장 전반 10분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다. 문전 한 가운데에서 골키퍼와 일대일 상황을 맞은 그는 결정적인 슈팅을 날렸다. 하지만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숨이 막힐 지경이었다.

연장 후반 13분에도 땅을 쳤다. 오른쪽 크로스 상황에서 박주영이 가슴 트래핑으로 떨어뜨리자 홍정호가 왼발 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골이 인정되지 않았다.

2분 뒤, 상대에게 결승골을 허용해 그의 꿈은 산산조각이 났다. 곧이어 경기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고, 박주영은 무릎을 꿇고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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