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다이어리] 전북 현대 심우연, 창 대신 방패 들자 전성기가 시작됐다!

입력 2010-11-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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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스트라이커에서 수비수로 거듭난 전북 현대 심우연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주목받는 스트라이커에서 수비수로 거듭난 전북 현대 심우연이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수원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한때 주목받던 스트라이커…전북서 수비수 제2 전성기
한 때 전북 현대의 심우연(25)은 차세대 스트라이커로 각광받았습니다.

196cm, 88kg의 탁월한 신체조건은 어지간한 유럽 선수들과 비교해도 뒤지지 않습니다. 경력도 나름 풍부합니다. 2005년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에 나섰고, 2007년에는 올림픽대표팀에도 선발됐습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을까요. FC서울에 입단하며 야심 차게 밟은 K리그 무대는 호락호락하지 않았습니다. 2006년부터 4시즌 동안의 족적은 창피하기까지 합니다. 부상으로 통째로 날린 2008년을 포함, 26경기에서 4골-1도움이 고작이었죠.

그래도 인생사 새옹지마라고 하죠. 작년 12월 전북으로의 트레이드. 서울에는 설 자리가 없다고 여겨온 터라 충격적이진 않았습니다.

그렇게 맞이한 올 시즌. 남들은 평생 한 번 겪을까 말까한 일을 수없이 경험합니다. 특히 포지션 변화를 빼놓을 수 없죠. 출발은 공격수였어요. 해트트릭도 했죠. 그런데 전북 최강희 감독의 생각은 달랐습니다.

“우연이는 스피드와 제공권이 좋지만 문전 움직임은 조금 부족했다. 오히려 수비에 무게감을 줬다.”

사실은 주력들이 부상당해 만든 고육지책이었습니다. 월드컵 기간 중 목포 전훈 때 집중 조련을 받습니다. 이제야 털어놓지만 세뇰 귀네슈 전 FC서울 감독도 수비수로서의 심우연의 가능성을 높이 점쳤다고 하네요.



“우연이가 서운했을 텐데 흔쾌히 받아들이더라. 프로다웠다.”

최 감독의 회상입니다. 수비수로써 시작은 미약합니다. 포백 라인의 센터백에서 자책골도 경험합니다. 하지만 점점 나아집니다. K리그 포스트시즌 챔피언십 무실점의 일등공신이기도 합니다.

전북의 다음 상대는 제주 유나이티드. 이 경기만 이기면 챔피언결정전에서 친정 팀 FC서울을 상대합니다. 팬들은 기억합니다. 3월 14일 서울전에서 골을 넣은 뒤 자신을 향해 총을 쏘는 세리머니. 심우연의 당당한 한 마디는 지금도 회자됩니다. “서울에서의 난 죽었다는 의미였다.”

물론 당시는 공격수였죠. 이젠 득점보다 디펜스에 신경 써야 합니다. 또 한 번 심우연의 외침이 이어질 수 있을까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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