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프로야구 한화이글스 대 롯데자이언츠 경기가 21일 대전한밭야구장에서 열렸다. 1회초 1사 한화 류현진이 롯데 조성환 1루수 앞 땅볼 때 1루베이스 커버해 아웃시킨 후 밝게 웃고 있다. 대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류현진은 사실상 6년차 최고 연봉을 예약한 상황이다. 올해 류현진의 연봉은 2억7000만원. 종전 6년차 최고 연봉은 이승엽이 삼성 시절에 받은 3억원이다. 3000만원 쯤이야 가뿐히 뛰어넘고도 남는다. 관건은 역시 ‘얼마나 더’ 경신하느냐다.
류현진의 연봉 그래프는 역대 프로야구의 그 어떤 선수보다 가파르게 상승했다. 2006년 2000만원에서 출발한 연봉은 그 해 다승·방어율·탈삼진 타이틀을 휩쓸면서 단숨에 400% 오른 1억원으로 치솟았다.
당연히 역대 최고 인상률. 삼성 오승환의 2년차 최고 연봉(6500만원·225% 인상)을 넘어섰고, 이후 계속해서 연차 최고 연봉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우기 시작했다. 2007년에도 17승에 2점대 방어율을 기록하면서 또 한 번 연봉 8000만원이 올랐다.
이듬해에는 14승을 올려 6000만원 오른 2억4000만원에 도장을 찍었다. 2009년 한 해 주춤했을 뿐이다. 13승(12패)에 방어율 3.57. 다른 투수라면 빼어난 성적이겠지만 ‘류현진’이기에 기대에 못 미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기록한 데다 팀이 최하위에 그치는 상황에서도 홀로 에이스 노릇을 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구단은 종전 5년차 최고 연봉이 오승환의 2억6000만원이라는 점을 감안해 류현진에게 1000만원 더 얹은 금액을 주기로 했다.
물론 올해는 지난해와 상황이 다르다. 16승을 올리는 동안 패전은 네 번뿐. 12년 만에 1점대 방어율(1.82)을 기록했고, 데뷔 후 두 번째로 많은 192.2이닝을 던졌다. 시즌 첫 경기부터 23연속경기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최하위로 처진 한화의 마지막 버팀목이었던 셈. 한화 역시 류현진에게 합당한 대우를 해줘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다만 팀 성적, 그리고 다른 선수들과의 형평성이 걸림돌이다. 스타 한 명에게 지나치게 많은 돈을 안길 경우 자칫 팀워크에 해가 될 수도 있다는 뜻에서다.
2000년대 최고의 투수로 평가 받는 류현진. 흠잡을 데 없는 개인 성적과 최악의 팀 성적 사이에서 어떤 계약서를 받아들게 될까. 한화는 이달 중순부터 연봉 협상을 시작한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