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점수 평가’ 최고 등 남다른 유치노력…의외 결과 충격…英언론 뇌물기사 악재로
‘축구종가’ 잉글랜드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2018년 국제축구연맹(FIFA) 월드컵 유치 경쟁에서 러시아에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러시아는 집행위원 22명 중 1차 투표에서 9표를 얻어 선두에 나선 뒤 2차 투표에서 과반수(13표) 이상을 획득해 사상 처음으로 월드컵 유치에 성공했다.
그러나 잉글랜드를 더욱 큰 충격에 빠뜨린 건 투표 결과다.
FIFA는 개최지 발표 후 이례적으로 세부적인 투표 결과를 공개했는데 가장 유력했던 잉글랜드가 1차 투표에서 고작 2표에 그쳐 가장 먼저 탈락한 것이다.
집행위원 22명 중 자국 출신의 제프 톰슨을 제외하면 잉글랜드를 지지한 사람이 단 1명뿐이었다는 뜻이다.
잉글랜드에 1표를 행사한 집행위원이 누군지 공식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지만 일본의 오구라 준치였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월드컵 유치를 위해 과거 어느 때보다 총력을 기울였던 잉글랜드는 참혹한 결과에 할 말을 잃은 분위기다.
잉글랜드 유치 노력은 남달랐다. 최종 프레젠테이션에서 데이비드 카메론 총리와 윌리엄 왕자, 세계적인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을 내보내는 열정을 보였다. ‘기술점수 평가’에서도 가장 좋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잉글랜드 패배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언론이 꼽힌다.
잉글랜드 일요신문 선데이 타임스는 10월 함정취재를 통해 집행위원 2명이 금품을 받고 표를 행사할 의사가 있다는 사실을 폭로했다. 결국 FIFA는 2명 집행위원들의 투표권을 박탈했다. 최근 영국 BBC는 집행위원 3명이 과거 스포츠 마케팅 업체로부터 거액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을 집중 보도했다.
특히 블래터 회장이 최종 투표에 들어가기 직전 비공개 회의에서 집행위원들에게 잉글랜드의 언론보도 사실을 상기시킨 것으로 전해져 이런 분석이 더욱 신빙성을 얻고 있다.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