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더 관심을 끌어냈어야 했다.”
3일 새벽(한국시간) 2018년과 2022년 월드컵 개최지 발표장으로 들어선 정몽준(59)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의 얼굴은 어두웠다. 몇몇 관계자들을 불러 투표 결과를 귀띔해주는 모습이었다.
그런 뒤 나란히 앉은 부인의 위로를 받았다. 한국이 2022년 월드컵 개최를 실패한 날은 공교롭게도 그의 음력 생일날이었다. 개최지 발표 뒤 정 회장은 국내에서의 관심 부족에 대한 아쉬움을 나타냈다.
-월드컵 유치에 실패했는데.
“아쉽다. 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일본이 우리에게 표를 주지 않았는데.
“알 수가 없다. 비밀투표이기 때문이다. 아시아 국가끼리 (표) 약속을 많이 했다.”
-카타르의 승리는 의외다.
“카타르가 노력을 많이 했다. 카타르 국왕이 직접 전세기를 타고 돌아다니며 많은 노력을 했다. 이 자리에도 국왕이 와서 함께 했다.”
-정 부회장 혼자의 힘으로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꼭 그렇다고 보지 않는다. 한승주 유치위원장, 이홍구 전 총리 등 모두가 최선을 다했다. 조금은 아쉬운 부분은 있다. 16년간 FIFA 부회장으로 지낸 업보인 것 같다.”
-카타르의 개최로 재도전이 힘들어졌다.
“카타르의 개최로 2040년 이후에나 아시아에서 월드컵이 열릴 수 있게 됐다. 어제 클린턴 전 미국대통령을 만나 미국은 4년 뒤에도 다시 할 수 있으니 표를 달라고 했었는데….”
-가장 아쉬운 부분은.
“나부터 책임이 있다. 국내에서 좀 더 관심을 이끌어냈어야 했다. 정부, 언론을 상대로 더 열심히 했어야 했다. 큰 관심이 없었다. 우리 단속부터 했어야 했다.”취리히(스위스)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