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타르 승리가 亞축구에 미칠 영향
사상 첫 중동에서의 월드컵 개최. 카타르의 2022년 월드컵 유치는 아시아축구 판도를 뒤흔들 전망이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수장 모하메드 빈 함맘 회장은 카타르 출신이다. 역대 월드컵 출전 횟수를 보면 기존의 아시아는 한국과 일본이 속한 동아시아가 강세였다. 이제 상황은 바뀌었다. 중동의 세력 확장이 예견된다. 최근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 이라크 등 전통의 강호들이 주춤한 가운데 카타르가 이번 월드컵 개최를 통해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함맘 회장은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있는 AFC 본부를 중동으로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동아시아와 사사건건 대립각을 세워왔다.
특히 대한축구협회 조중연 회장을 겨냥, “목을 잘라버리겠다”는 막말을 해 한국 축구와의 관계도 좋은 편이 아니다. 오세아니아의 호주를 아시아에 편입시킨 것도 한국과 일본이 주도해 이뤄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등을 견제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몽준 국제축구연맹(FIFA) 부회장도 당장 내년 1월 열리는 FIFA 부회장 선거에서 요르단축구협회장 알리 알 후세인 왕자의 도전을 받는다. 불과 한 달여 만에 중동세와 정면충돌한다.
문제는 또 있다. 카타르 대회 이후에도 중국이란 거대 세력이 있다. 중국은 2026년 월드컵 유치를 희망했으나 잇달아 불거진 축구계 비리로 10월에 유치 포기를 선언했다.
그러나 2008베이징올림픽,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등 메이저 스포츠대회를 성공시켰던 중국의 시장성과 잠재력을 FIFA가 무시하기 어렵다. 러시아처럼 신흥 강국인 중국이 대회 유치를 희망하면 유력 후보국으로 부상할 수밖에 없다. 이미 2034년 월드컵 개최를 노리고 있다는 얘기가 벌써 들려온다. ‘산 넘어 산’ 형국에 놓인 한국 축구다.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