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투수 판웨이룬. [스포츠동아 DB]
SK,대만프로야구연맹에 신분조회
AG서 구위 확인…김성근 감독 관심
보상금·연봉 등 80만달러 부담 난관
구단 “관심일 뿐…만난 후 영입결정”
SK는 1일 ‘한국야구위원회(KBO)를 통해 대만프로야구연맹(CPBL)에 퉁이 라이온즈 투수 판웨이룬(28·사진)의 신분조회를 요청해 해외 진출이 가능하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발표했다. SK는 이번 주 중에 진상봉 운영팀장을 대만에 파견해 원 소속팀 퉁이, 당사자 판웨이룬을 만날 계획이다.AG서 구위 확인…김성근 감독 관심
보상금·연봉 등 80만달러 부담 난관
구단 “관심일 뿐…만난 후 영입결정”
○왜 판웨이룬인가?
판웨이룬은 182cm, 98kg의 우완 정통파 투수다. 대만리그 통산 100승(56패)을 올렸다. 타자는 천진펑, 투수는 판웨이룬이 대만프로야구의 얼굴과 같은 위상을 갖는다. 실제 투수 최고연봉으로 알려져 있다. 광저우아시안게임에선 결승전 한국전에 선발 등판했다. 코나미컵 아시아시리즈(2008년 결승 세이부전)에서도 인상적 피칭을 한 바 있다.
사실 SK 용병 스카우트 라인은 대만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실제 대만에서 투수 3관왕을 했던 마이크 존슨은 2009년 조기 퇴출됐다. 이후 “대만의 데이터는 못 믿겠다”로 굳어졌다. 그런데 사상 첫 신분조회까지 감행한 것은 SK의 매커니즘 상, 김성근 감독의 묵인 없이는 불가능하다. 일본통인 김 감독은 왜 굳이 판웨이룬에게 관심을 가졌을까.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판웨이룬과 붙어본 SK 타자들의 증언이 결정적 단초였다. 결과(2이닝 4안타 2실점 패전)는 신통치 못했으나 구위는 만만찮았던 모양이다. 김 감독도 TV로 결승전을 시청했으니 무언가 특별한 점을 꿰뚫어봤을 수 있다.
○SK행 가능할까?
통상 신분조회는 선수와 구단이 일정 부분 교감을 가진 뒤 밟는 절차다. 그러나 SK는 “그렇지 않다. 말 그대로 신분조회로 이해해달라”고 선을 그었다. 관심 표명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얘기다. 첫째 대만야구에 따로 에이전트가 없기에 사전교섭이 없었다고 했다. 둘째 영입까지 넘어야 할 구체적 난관이다. 무엇보다 돈 문제다. 판웨이룬은 프리에이전트(FA)로 풀리지만 대만야구규약 상 ‘보상금’을 원 소속구단에 물어줘야 된다. 선수 연봉의 3배라는데 판웨이룬은 그 액수가 약 50만달러에 달한다. 게다가 판웨이룬의 연봉까지 치른다면 과연 80만달러 이상을 부담할 가치가 있느냐는 회의론이 SK 안에는 존재한다.
게다가 판웨이룬의 위상에 따른 무형적 부담도 따른다. 야구가 국기인 대만에서 판웨이룬은 상징적 투수다. 마치 우리가 박찬호, 이승엽을 외국에 보낸 느낌으로 대만 국민이 바라볼 것이다. 만에 하나 판웨이룬이 SK에서 연착륙하지 못한다면 대만인들이 단지 실력 문제로 받아들이기 힘든 구도다. 태권도 ‘양수쥔 사태’가 반면교사다. 판웨이룬 뒤에 대만 국민이 있다면 SK 벤치가 중남미나 미국, 일본 출신 용병처럼 ‘자유롭게’ 쓰는데 제약이 따를 수 있다.
또 하나, 판웨이룬이 오면 글로버와 카도쿠라 중 하나를 빼야 되는 문제도 발생한다. “누구를 뺄지 결정하고 움직이는 게 아니다”라고 SK는 말한다. SK는 “대만에서 판웨이룬을 만나고 난 뒤”라며 일체의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