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퍼주는 천사, 이대호

입력 2010-12-0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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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대호(오른쪽)가 5일 부산 신망애요양원을 찾아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에게 밥을 먹여드리는 등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롯데 이대호(오른쪽)가 5일 부산 신망애요양원을 찾아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에게 밥을 먹여드리는 등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독거 노인에 연탄 직접 배달
요양원 찾아 목욕·식사 봉사
5년간 오프시즌 선행 릴레이
“몸은 힘들어도 마음만은 어느 때보다 즐겁고 행복했다.”

단순한 1회성 행사가 아니다. 매년 겨울이면 어려운 노인들을 찾아 정성을 전한지 벌써 5년째. ‘야구 산타’로 변신한 그의 모습이 더 눈길을 끄는 이유도 보여주기 위한 1회성 행사가 아니라 정성을 담은 선행이기 때문이다.

한국프로야구 첫 공격 부문 7관왕에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차지한 ‘2010년 왕별’ 롯데 이대호(28)가 또다시 ‘야구 산타’로 변신해 독거노인들에게 연탄을 배달하고 요양원을 찾아 목욕·식사봉사를 하는 등 이틀에 걸쳐 뜻 깊은 시간을 보냈다. 이대호는 4일 부산 아미동 까치고개 일대에서 골목 구석구석을 누비며 넉넉지 않은 이웃에게 연탄 8815장을 배달했다. 올해로 5번째인 이 행사는 롯데백화점에서 후원했고, 그의 팬클럽 회원 40여명이 함께 했다. 연탄 8815장은 연속경기홈런 세계신기록을 세웠던 9월 7일, 사직구장 넥센전에 입장한 관중수와 같다.
‘숯덩어리’처럼 까매졌지만 얼굴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롯데 이대호가 4일 부산 까치고개 일대에서 독거노인들을 위해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숯덩어리’처럼 까매졌지만 얼굴엔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롯데 이대호가 4일 부산 까치고개 일대에서 독거노인들을 위해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5일에도 그의 이웃 사랑은 계속됐다. 부산 장전동에 위치한 신망애요양원을 찾아 목욕·식사봉사와 함께 자비로 구입한 400만원 상당의 위문품도 전달했다. 이대호는 요양원을 다녀온 뒤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원래 매년 해온 행사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매번 더 좋은 느낌을 갖게 된다”면서 “올해는 롯데백화점에서 후원도 해주시고, 팬 여러분께서 손수 김밥도 싸오시는 등 힘을 보태주셔서 어느 때보다 즐겁게 행복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 오른 발목이 완전치 않아 골목을 돌며 연탄을 배달하는 게 쉽지만은 않았다”고 털어놓은 그는 “그래도 팬들이 나보다 더 발 벗고 연탄을 날라주셔서 더 힘을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몇 년째 찾아뵈니까 요양원 어르신들께서 먼저 알아보시고, 아는 척도 해주시고, 되레 내 손을 잡아주셔서 힘든 줄 모르고 하루를 보냈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어려운 환경에서 자란 그는 고등학교 시절 부모님처럼 따르고 섬겼던 할머니가 돌아가신 뒤 큰 슬픔에 잠겼다. ‘야구선수로 성공하면 할머니께 못한 효도를 다른 어려운 어른들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2006년 이후 벌써 5년째 그 약속을 실천하고 있다. 내년에도 계속될 것이다. 그의 선행 릴레이가 차가운 겨울바람을 멈춰 세우고 있다.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제공|롯데 자이언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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