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근두근 LG마님 왜?…조인성 “황금장갑 이번엔 꼭!”

입력 2010-12-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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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포수 조인성에게 2010년은 행복한 해였다. 흘린 땀이 헛되게, 본의와 달리 부정적 이미지로 점철됐던 과거를 털어버린 한 시즌이었기 때문이다. 조인성은 작년 한때 땅에 떨어졌던 명예를 성적으로 회복했지만 결과보다 과정에 의미를 뒀다. 그러나 필생의 소원인 골든글러브를 향한 열망만은 감추지 못했다. LG 구단도 당초 방침을 바꿔 플로리다 마무리훈련에서 예외적으로 조인성의 시상식 참석을 허락했다. 조인성의 최선은 골든글러브로 보답 받을 수 있을까.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깨달음’을 얻은 조인성은 웃을 수 있다. [스포츠동아 DB]

데뷔 첫 3할·포수 첫 100타점 돌파
133경기 출장 포수도 조인성 유일
땀으로 씻어낸 동료· 팬들의 불신
박경완 넘으면 필생의 소원 성취
“골든글러브도 중요하지만 나 스스로에게 최선을 다했다는 게 중요한 것 같다.”

LG 조인성(35·사진)은 올 시즌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1998년 데뷔 후 처음 3할타율(0.317)을 달성한 데다 28홈런과 107타점을 기록했다. 타격 6위, 최다안타 5위, 홈런과 타점은 각각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리그 최고 수준의 공격력. 특히 한국프로야구 역사상 최초로 포수로서 100타점을 넘기는 이정표를 작성한 것은 괄목할 만하다.

또한 가장 힘든 포지션인 포수로서 전 경기에 출장한 것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포수가 전 경기에 출장한 사례는 이전까지 1989년 김동기(120경기), 1996년 박경완(126경기), 2006년 강민호(126경기) 3명밖에 없었다. 133경기 출장은 조인성이 유일하다. 무엇보다 그로서는 그동안 팀내에서나 LG팬들 사이에 일었던 불신의 눈길이 우호적으로 바뀐 점이 올해의 가장 큰 수확이다. 그를 비난하던 팬들도 이젠 응원의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그러나 그는 골든글러브를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박경완(SK)이라는 큰 산이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박경완은 올 시즌 129경기에 출장해 타율 0.262(381타수 100안타), 14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대부분의 공격지표에서 박경완에 비해 크게 앞서는 게 사실이지만, 박경완은 수비능력에서 국내 최고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아시안게임 금메달이라는 프리미엄이 작용할 가능성도 신경이 쓰이는 대목이다.

현재 미국 플로리다에서 마무리훈련을 하고 있는 그는 골든글러브 시상식 참석을 위해 10일 귀국하기로 했다. 박종훈 감독은 처음에는 “골든글러브 수상이 확실하면 모를까 마무리훈련을 중단하고 굳이 한국에 갈 필요가 있느냐”고 말했지만 8일 최종적으로 시상식에 참석하도록 허락했다.

조인성은 “골든글러브 수상 여부를 떠나 올해는 내 야구인생에서 전환점이 됐다. 시즌 내내 많은 걸 배운 것 같다”고 한 시즌을 평가했다. 야구뿐만 아니라 인간관계와 선후배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야구 외적으로도 시야가 넓어졌다는 설명이다. 그는 “감독님이 나를 믿고 기용해 주셨다. 믿어주시는 감독님을 위해 보답하고 싶어서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래서 전 경기를 뛸 수 있었다”며 자신을 믿어준 박 감독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골든글러브에 대한 욕심은 정말 없는 것일까. 그는 “왜 받고 싶지 않겠느냐. 태어나서 골든글러브는 한 번도 타보지 못했는데…”라며 웃더니 “그래도 그게 내 마음대로 되는 게 아니지 않느냐.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비행기를 타고 한국에 가겠다”고 말했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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