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노래를 부르며 털털한 본래의 성격을 되찾았다는 리사는 ‘가수는 노래 따라간다’는 속설을 실감하고 있다.
■ ‘우린 친구가 될 수 없어’로 변신
엄친딸 틀에 갇혀 스타일 제한
가벼운 노래 도전, 편안해졌죠
가수 리사는 가요계 대표적인 ‘엄친딸’ 중 한명이다.엄친딸 틀에 갇혀 스타일 제한
가벼운 노래 도전, 편안해졌죠
뛰어난 가창력, 직접 곡을 쓰고 부르는 싱어송라이터인데다 외교관 아버지를 따라 어린 시절부터 독일 스웨덴 폴란드 등 세계 각국을 다니며 청소년 시절을 보냈다. 덕분에 영어와 독일어 등 4개국어를 구사하는 외국어 실력을 갖고 있다.
또한 홍익대 회화과를 나와 개인전도 10여 차례 벌인 화가이기도 하다. 여기에 늘씬한 몸매와 외모까지 겸비했고 요즘엔 뮤지컬 배우와 교수(서울종합예술학교 실용음악학부)로도 활동 중이다.
그러나 리사는 자신을 엄친딸로 만들었던 환경들과 이로 인한 대중의 기대 속에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스스로를 어떤 틀에 가둬두고 말았다. 무엇을 하든 고급스러워야만 할 것 같았고 슬픈 표정으로 우울한 이별노래를 하는 것만이 자신에게 어울린다고 생각했다.
2일 발표한 싱글 ‘우린 친구가 될 수 없어’는 리사를 아는 팬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가볍고 편안한’ 음악이다. 노랫말도 ‘손발이 오그라들’ 표현이 가득한 남녀간의 밀고 당기기를 담고 있다.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노래를 해보는 것도 좋아보였다. 대중가수니까 트렌드를 무시하고 내 스타일만 고집할 수 없고. 그리고 이게 내 스타일일 수도 있고….”
2003년 데뷔한 리사는 활동 8년차인 요즘에 들어서 음악과 활동에 대한 가치관이 변했다. “고민하고 실험하고 ‘나’를 내려놓으면서 새로운 ‘나’를 찾게 됐다”며 “2010년은 가수인생의 전환점”이라고 했다.
“더 깊은 음악을 해야 되는데, 이건 너무 가볍지 않나, 처음엔 이런 생각을 했지만, ‘그런 게 어디 있어, 사람들이 즐겁고 편안하게 듣고 좋아하면 됐지’로 바뀌었다. ‘이거 아니면 안돼’라는 고집을 버렸다. 매번 우울한 노래 부르며 실제로도 내 표정이 그렇게 우울해보였는데, 이번 노래를 통해 나도 밝은 면을 찾았다.”
변화의 시작은 뮤지컬이었다. ‘가수는 무대에서 멋있게 보여야한다’는 신념에 따라 정해진 콘셉트에 맞춰 대중을 향한 ‘3분간의 일방적인 전달’을 하는 것에 탈피, 2008년부터 ‘대장금’ 등 매년 뮤지컬 한두 편을 하면서 관객과 에너지를 주고받는 ‘호흡’을 배웠다.
이번 신곡 ‘우린 친구가 될 수 없어’를 변명삼아 사랑과 우정의 어정쩡한 관계에 있는 남녀들이 많이 사랑하고 사귀었으면 좋겠다는 리사는 “나도 연애를 할 준비가 돼 있고, 남자친구에게 너무 잘해줄 자신도 있다”며 사랑을 기다리고 있음을 고백했다.
그녀의 이상형은 연기자 이상윤. 리사는 “그 분 같은 외모, 남자답고 부드러운 카리스마가 좋다”며 밝게 웃었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