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 “시크릿가든 표절 논란 지속땐 법적대응”

입력 2010-12-15 11:2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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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면 말고식 주장 화나”
황미나 화백 표절 의혹 제기 웹툰 중단
“표절시비 계속되면 법적 대응하겠다.”

요즘 안방극장에서 한창 잘 나가는 드라마로 꼽히는 SBS ‘시크릿 가든’이 표절 시비로 시끄럽다.

‘시크릿 가든’의 표절 시비는 14일 인기 만화가 황미나 작가가 연재하던 웹툰 ‘보톡스’를 중단하면서부터 시작됐다. 황 작가는 웹툰에 ‘휴재 공지’란 제목을 통해 “여기저기서 표절해 무서워 원고를 못 쓰겠다. 만화가는 언제까지나 이렇게 소재 제공자로만 존재해야 하는지 속이 터진다. 이제는 정말 소재 제공을 그만두고 싶다”고 글을 올렸다.

이후 황 작가의 동생인 황선나 작가가 팬 카페에 “최근 방송해서 인기를 끌고 있는 어느 드라마에서 내 언니이자 만화가 황미나의 ‘보톡스’에서 이것저것이 마구 나오고 있는 걸 아는가. 이 드라마는 좀 심하다”고 말하자, 이어 누리꾼들은 문제의 드라마를 ‘시크릿 가든’으로 지목해 논란이 본격화됐다.

황선나 작가는 팬 카페의 글에서 ‘보톡스’를 표절한 근거로 ①발영어 ②패션테러리스트 ③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 직장에 찾아가 괴롭히는 것 ④시가 등장하는 점을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시크릿 가든’의 김은숙 작가가 의혹에 대해 정면으로 반발했다. 김은숙 작가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황 작가가 내 드라마가 본인의 웹툰을 ‘이것저것’ 가져다 표절했다고 주장했다”면서 의혹의 근거로 제시한 것들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김은숙 작가는 “①번은 ‘허당’ 캐릭터를 표현할 때 편하게 취하는 설정이다. 정말 이것을 황 작가님만 창작하실 수 있다고 생각하나? ②번은 황당 그 자체다. 넘어 가겠다”고 반론을 제기했다.



이어 “③번의 경우 모든 로맨틱 드라마의 널리고 깔린 설정이다. 모든 남자주인공이 여자주인공을 괴롭히다 알콩달콩으로 발전한다. 제 전작들도 그랬고 수많은 드라마가 그러고 있다. ④번 시가 등장하는 부분은 엄밀히 말해 ‘시’가 아니라 책 제목으로 만든 ‘문장’이다. 내 데뷔작인 ‘태양의 남쪽’에선 남녀 주인공이 시 같은 편지를 주고받고 여주인공은 직접 시를 낭송까지 한다”고 주장했다.

김 작가는 “‘보톡스’라는 웹툰을 보았다면 더 조목조목 반박할 수 있었을 텐데 아쉽다”며 “한 번 표절이라고 찔러 보고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행동 정말 화가 난다”고 말했다.

김은숙 작가의 반박에도 불구하고 온라인을 중심으로 논란이 커지자 ‘시크릿 가든’ 제작사 화앤담픽처스는 15일 “표절 의혹을 제기한 황미나 작가가 누구나 어떤 드라마인지 제목을 유추할 수 있는 논란거리를 제공한 뒤 관련 기사와 김은숙 작가의 입장 표명에 아무런 말이 없는 것은 이해가 안 가는 태도”라며 “자신의 작품을 표절했다고 생각하면 적법한 절차로 법에 호소해야 한다. 논란이 계속된다면 우리도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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