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라이벌, 연봉 협상 명암] SK 생각대로 콸콸…삼성 생각보다 졸졸

입력 2010-12-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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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은 따뜻한 스토브리그로 이어졌다. SK는 두둑한 우승 보너스와 함께 연봉 인상까지 행복한 겨울을 앞두고 있다.(왼쪽) 이와 반대로 결코 아름답지 못했던 2등, 맥없이 무너진 한국시리즈 4전패의 충격에 삼성의 올 겨울 연봉협상 테이블에는 달갑지 않은 삭풍이 몰아칠 조짐이다. 스포츠동아DB

한국시리즈 우승과 준우승의 차이는 찰나의 희비로 끝나지 않는다. 전쟁이 끝난 뒤 전리품을 두고 벌이는 논공행상이야말로 승자와 패자의 격차를 새삼, 그리고 절실히 실감케 만든다.

연봉 테이블에서도 우승팀 SK는 따뜻한 겨울이 기다리는 반면, 준우승팀 삼성은 프런트와 현장의 체감 온도차가 커 보인다.


“우승했는데 20% 인상 기본이지”SK, V3 프리미엄 연봉에 최대 반영… ‘30억원+α’ 보너스도 예고 돈방석

SK는 이미 한국 프로야구 최고 부자구단이다. 2010년 평균연봉(1억1422만원)에서 이전까지 5년 연속 1위였던 삼성(1억 213만원·3위, 2위는 LG)을 제치고 창단 첫 전체 1위로 나섰다. 우승 프리미엄이 추가된 SK의 2011년 연봉이 올라가는 것은 당연지사다. 관건은 폭인데 SK는 확고한 원칙을 갖고 있다.

다른 팀과 마찬가지로 SK도 총 페이롤을 미리 정해놓고 (어떻게 분배할지를 놓고) 협상에 들어간다. 페이롤 증가폭은 오직 팀 성적에 달렸다.

올릴 수 있는 최대수치가 전년 대비 +20%인데 ‘우승을 해냈을 경우’가 해당된다. 가령 작년에 100억을 갖고 나눴다면 올 겨울은 120억원을 나눌 수 있기에 ‘곳간에서 인심 날’ 개연성이 더 커졌다.

이어 선수 개별고과는 투타에 걸쳐 총 75개 항목으로 나눠져 산출된다. SK는 경기고과 외에 팀 공헌도 평가+구단 평가+코칭스태프 평가 등, 총 4가지 요소를 대입해 선수연봉을 뽑아낸다. 여기에 SK 고위층과 실무 팀이 최종적으로 ‘연봉사정위원회’를 열어 금액을 확정한다.

SK는 “우승 프리미엄도 있고 산정된 고과도 있다”고 했다. 단 워낙 연봉 덩치가 큰 선수들이 많은지라 인상폭에 관해서는 조심스럽다. 게다가 협상이 아니라 통보에 가까운 SK의 스타일을 감안하면 타결까지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여기에 ‘히든카드’가 우승 보너스다. 포스트시즌 배당금에 그룹 포상금까지 합쳐 ‘30억원+α’의 실탄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승공헌 등급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A급이면 1억 안팎의 목돈을 챙길 수 있다. 또 일정상 우승 여행을 가지 못한 대신 상품권으로 보상할 계획이다.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4전패가 뭐야…대폭 인상 없다”삼성, 준우승 불구 KS 부진이 악재… 10%대 ↑ 예상속 찬바람 가능성도

삼성은 13일부터 연봉협상창구를 열었다. 타 구단과 비교해도, 지난해에 견주더라도 늦은 편이다. 사장·단장이 일시에 교체되면서 빚어진 업무공백 탓이다. 전반적 기조는 올해 거둔 성적에 걸맞게 ‘적잖은 인상’에 방점이 찍혀있다.

연봉협상 실무를 담당한 박덕주 운영팀 차장은 16일 “올해 선수단 연봉총액 대비 17∼18% 정도 인상이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진만(6억원)의 방출(SK 이적)과 양준혁(4억5000만원)의 은퇴로 생긴 페이롤(payroll)의 여유분도 반영된 덕분이다.

그러나 정규시즌 2위,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따른 선수들의 기대치를 충족시키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박 차장은 “올해는 세대교체를 하면서도 젊은 선수들이 힘을 내 페넌트레이스 2위를 차지하고, 한국시리즈에도 나갔다. 그러나 한국시리즈에서 4전패해 구단 이미지가 실추된 부분을 무시할 순 없다. 선수들 생각처럼 많이 올려주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이어 “올해까지 3년간 올스타도, 골든글러브도 한명 없었다. 야수쪽에선 비록 팀내 고과 1위더라도 타 팀이라면 평가가 달랐을 선수들도 여럿 있다”고 덧붙였다.

“투수는 고과 1위를 밝힐 수 있다. 안지만이다. 하지만 야수는 곤란하다”고도 말했다. 즉, ‘한국시리즈 4전패’의 후유증과 ‘투고타저’의 상반된 기여도가 올 겨울 삼성의 연봉협상 테이블에 이상한파를 몰고 올 수도 있다는 얘기다.

올해 부상으로 고작 16경기에서 4세이브, 방어율 4.50에 그쳤던 마무리 오승환도 삭감이 불가피하다. 다만 오승환은 과거 공헌도를 참작할 것으로 보인다. 오승환의 올해 연봉은 2억6000만원이었다.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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