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가쌍포 53점 합작…체면 살렸다

입력 2010-1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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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 우리캐피탈 3-1로 제압
3연패 탈출 값진 승리…상위권 발판
“간신히 버티고 있는 거지….”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이유 있는 푸념이었다. 이미 ‘최강’이란 수식을 버린 지 오래. 최악의 상황에 놓여있던 삼성화재였다.

22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캐피탈과 NH농협 2010∼2011 V리그 남자부 경기 이전까지 삼성화재는 최근 3연패를 기록 중이었다. 신인급 일부를 빼면 모두가 서른을 넘겼다. 그간 ‘노장의 힘’ ‘아빠의 힘’으로 버텨왔지만 이마저 한계에 부딪혔다. 곳곳에 걸쳐 공백이 많았다. 특히 ‘라이벌’ 현대캐피탈로 어쩔 수 없이 보낸 최태웅과 수술 이후 재활 중인 석진욱의 공백이 안타까웠다. 신선호도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늘 그랬듯이 ‘원 세터(유광우)-쌍포(가빈 & 박철우)’로 버텨야 하는 상황.

우리캐피탈도 2연패였지만 삼성화재보다는 전력이 낫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러나 역시 삼성화재는 달랐다. 세트스코어 3-1(25-18 24-26 26-24 25-19)로 승리, 위기에 강한 명가다운 실력을 발휘했다. 뒤에서 받치는 살림꾼이 없어 뻔히 보이는 공격만 시도해야 하는 상황 속에 펼친 투혼은 칭찬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특히 필요할 때 한 방씩 포인트를 올려준 용병 가빈의 활약이 대단했다.

첫 세트 6득점을 하며 몸을 푼 가빈은 2세트 8득점, 3세트 10득점을 하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총 27득점, 공격성공률 49.09%. 스탠드를 채운 팬들도 삼성화재가 공격권을 잡을 때마다 “가빈”을 외쳤다.



고비는 승부처였던 3세트. 가빈은 타점 높은 강한 스파이크와 한 템포 빠른 공격으로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계속 1∼2점 차로 뒤지던 삼성화재는 박철우의 백어택으로 14-14 처음 동점을 만든 뒤 고희진의 블로킹, 가빈의 오픈 공격으로 순식간에 3점차로 달아났다.

가빈은 세트 막바지 23-24로 뒤져 있을 때도 침착한 오픈으로 동점을 만든데 이어 역전 포인트를 꽂아 넣어 사실상 승부를 갈랐다. 가빈과 측면의 한 축을 이룬 박철우도 26득점(공격성공률 64.7%)으로 힘을 보탰다.

우리캐피탈은 김정환이 25득점으로 분전했지만 아쉽게 내준 3세트 여파 탓인지 집중력 난조를 보이며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대전|남장현 기자 yoshik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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