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는 권리가 있다. 그 제품에 대한 소유권은 말할 것도 없고, 고장이나 파손되었을 시에 받을 수 있는 A/S도 기본적인 권리 중의 하나다. 그리고 여기에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 PC 사용자들에게는 한 가지 권리가 더 추가된다. 버전 업데이트를 받을 수 있을 권리다. 알다시피 안드로이드는 스마트폰 제조사가 아니라 구글이 만들어 공개한 모바일용 운영체제다. 때문에 제조사는 자사의 제품에 맞게 최적화(수정) 작업을 한다. 이렇게 구글이 상위 버전을 발표하고 제조사가 해당 버전을 업데이트 하는 과정을 소비자들은 마냥 기다려야만 한다.
불과 얼마 전 있었던 삼성전자 갤럭시S의 2,2버전(이하 프로요) 업데이트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차일피일 업데이트 시일이 늦춰지는가 싶더니, 막상 업데이트 과정에서는 기존에 설치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과 파일 등이 삭제되는 사례가 발견되면서 이를 수정한 두 번째 업데이트가 부랴부랴 실시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사실 삼성전자의 심정도 이해가 된다. 지금까지 제품만 잘 만들면 되었던 제조사가 스마트폰을 기점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까지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스마트폰, 태블릿 PC 사용자는 제조사들의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당연한 권리로 생각한다.
모토로이, 드디어 프로요로 갈아입다. 하지만…
국내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기억하는지? 지난 2010년 2월, SKT를 통해 출시한 모토로라 모토로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모토로라의 프로요 업데이트 지원은 출시만큼 빠르지 못했다. 지난 5월 구글이 안드로이드 프로요 버전을 발표한 뒤로 올해 안에 업데이트를 지원한다고 밝힌 것이 다였다. 그리고 근 7개월이 지난 12월 21일이 되어서야 모토로이는 프로요라는 새로운 옷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참 오래도 걸렸다(모토로이 프로요 업데이트 설명: http://www.mymotorola.co.kr/product/PrdRsdMain.aspx).
하지만 이제 큰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다. 모토로라가 사용자와 약속했던 업데이트 일정에 따라, 모토쿼티와 모토글램에도 업데이트를 곧 진행해야 한다. 모토로라는 내년 1분기 안에 모토쿼티와 모토글램에 프로요 업데이트를 진행하겠다고 했으며, 최근 출시한 디파이도 빠른 시일 내에 프로요 업데이트를 한다고 약속한 상태다(모토믹스는 처음 발표 때부터 하드웨어 사양을 이유로 업데이트 명단에서 제외됐다). 거의 같은 제품이기에 모토로라의 발표처럼 내년 1분기 안에는 적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구글이 프로요 다음 버전인 2.3버전(진저브래드)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끊임 없는 지원을 바란다. 프로요 업데이트를 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진저브래드 업데이트도 원할 것이 분명하다. 더 큰 문제는 향후 모토로라가 출시하는 안드로이드폰이 진저브래드를 탑재한다면 기존 소비자의 반발감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머리로는 아무리 이해한다 해도 ‘그럼 우리는?’이라는 서운함과 소외감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당혹스러운 소식이 있다. 해외 웹진을 통해 구글이 내년 4월 중에 3.0버전(허니컴)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확실하지는 않지만 진저브래드 발표회에서 이미 허니컴을 탑재한 태블릿 PC가 공개됐기 때문에 그리 가능성 없는 소식이 아니다. 모토로라 입장에서는 한숨 나오는 이야기다. 프로요 넘어 진저브래드. 그 다음은 허니컴. 이 반복적인 쳇바퀴 돌기는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모토로라를 제외한 다른 제조사는?
삼성전자도 진통을 겪긴 했지만, 다른 제조사들보다는 나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의 프로요 업데이트와 함께 이전 모델인 갤럭시A에도 업데이트를 적용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갤럭시S의 형제격인 갤럭시K와 U에도 업데이트가 이미 완료된 상태다. 더구나 최근 구글과 협력해 진저브래드를 가장 빨리 탑재한 넥서스 S를 선보였기 때문에, 앞으로 출시할 스마트폰에 진저브래드를 적용하는 것도 원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어떨까. 현재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초반에는 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최근의 성과는 나쁘지 않다. 옵티머스 원으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 LG전자는 옵티머스 시크를 통해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곧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옵티머스 마하와 옵티머스 2X도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어 전망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을 얘기할 때 항상 거론되는, 옵티머스 원 이전에 출시한 옵티머스 Q와 옵티머스 Z다.
옵티머스 Q와 Z에는 현재 안드로이드 2.1 버전까지 업데이트가 된 상황이다. 아직까지 프로요 업데이트가 진행되지 않았다. 스마트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만 살펴봐도 LG전자 옵티머스 Q와 Z의 프로요 업데이트 지원 문제로 참 말이 많다. 사용자들의 원성이 점점 쌓여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2010년 안에 프로요 업데이트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결국 해를 넘겨 봐야 업데이트 여부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현재 2.3버전까지 발표되었다. LG전자를 믿고 제품을 구매했지만, 사후 지원이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내년 LG전자는 안드로이드와 더불어 윈도우폰7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전략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iOS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양분되어 가는 시장에 윈도우폰7 탑재 스마트폰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LG전자가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지원에 소홀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조사들의 뒷북 대처, 대체 언제까지?
현재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데이트에 대해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프로요 업데이트를 언급할 때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진저브래드 업데이트 지원 여부를 논해야 한다. 하지만 프로요조차 업데이트되지 못한 스마트폰이 태반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제조사도 이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사용자는 더 똑똑해 졌다. 운영체제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일반 휴대폰과는 달리 사용하기 어렵다는 스마트폰을 접하기 위해 사용자들은 그만큼 더 알아야 했고, 알아 가고 있다. 이전처럼 기본 사양만 높은 휴대폰을 원하는 사용자는 더 이상 없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잘 맞도록 버무려 놓은 스마트폰을 원한다. 한국 대표 음식 비빔밥처럼 반찬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그런 스마트폰을 기대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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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얼마 전 있었던 삼성전자 갤럭시S의 2,2버전(이하 프로요) 업데이트 사건이 대표적인 예다. 차일피일 업데이트 시일이 늦춰지는가 싶더니, 막상 업데이트 과정에서는 기존에 설치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과 파일 등이 삭제되는 사례가 발견되면서 이를 수정한 두 번째 업데이트가 부랴부랴 실시되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사용자들의 항의가 잇따랐다. 사실 삼성전자의 심정도 이해가 된다. 지금까지 제품만 잘 만들면 되었던 제조사가 스마트폰을 기점으로 소프트웨어 업데이트까지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미 스마트폰, 태블릿 PC 사용자는 제조사들의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당연한 권리로 생각한다.
모토로이, 드디어 프로요로 갈아입다. 하지만…
국내 첫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기억하는지? 지난 2010년 2월, SKT를 통해 출시한 모토로라 모토로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모토로라의 프로요 업데이트 지원은 출시만큼 빠르지 못했다. 지난 5월 구글이 안드로이드 프로요 버전을 발표한 뒤로 올해 안에 업데이트를 지원한다고 밝힌 것이 다였다. 그리고 근 7개월이 지난 12월 21일이 되어서야 모토로이는 프로요라는 새로운 옷을 입을 수 있게 되었다. 참 오래도 걸렸다(모토로이 프로요 업데이트 설명: http://www.mymotorola.co.kr/product/PrdRsdMain.aspx).
하지만 이제 큰 산 하나를 넘었을 뿐이다. 모토로라가 사용자와 약속했던 업데이트 일정에 따라, 모토쿼티와 모토글램에도 업데이트를 곧 진행해야 한다. 모토로라는 내년 1분기 안에 모토쿼티와 모토글램에 프로요 업데이트를 진행하겠다고 했으며, 최근 출시한 디파이도 빠른 시일 내에 프로요 업데이트를 한다고 약속한 상태다(모토믹스는 처음 발표 때부터 하드웨어 사양을 이유로 업데이트 명단에서 제외됐다). 거의 같은 제품이기에 모토로라의 발표처럼 내년 1분기 안에는 적용될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구글이 프로요 다음 버전인 2.3버전(진저브래드)을 발표했기 때문이다.
사용자들은 끊임 없는 지원을 바란다. 프로요 업데이트를 받은지 얼마 지나지 않아 진저브래드 업데이트도 원할 것이 분명하다. 더 큰 문제는 향후 모토로라가 출시하는 안드로이드폰이 진저브래드를 탑재한다면 기존 소비자의 반발감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다. 머리로는 아무리 이해한다 해도 ‘그럼 우리는?’이라는 서운함과 소외감이 따라오기 마련이다.
그리고 한가지 더 당혹스러운 소식이 있다. 해외 웹진을 통해 구글이 내년 4월 중에 3.0버전(허니컴)을 발표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확실하지는 않지만 진저브래드 발표회에서 이미 허니컴을 탑재한 태블릿 PC가 공개됐기 때문에 그리 가능성 없는 소식이 아니다. 모토로라 입장에서는 한숨 나오는 이야기다. 프로요 넘어 진저브래드. 그 다음은 허니컴. 이 반복적인 쳇바퀴 돌기는 쉽게 끝나지 않을 전망이고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럼 모토로라를 제외한 다른 제조사는?
삼성전자도 진통을 겪긴 했지만, 다른 제조사들보다는 나은 편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S의 프로요 업데이트와 함께 이전 모델인 갤럭시A에도 업데이트를 적용하면서 호평을 받았다. 갤럭시S의 형제격인 갤럭시K와 U에도 업데이트가 이미 완료된 상태다. 더구나 최근 구글과 협력해 진저브래드를 가장 빨리 탑재한 넥서스 S를 선보였기 때문에, 앞으로 출시할 스마트폰에 진저브래드를 적용하는 것도 원활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어떨까. 현재 LG전자는 스마트폰 시장에서 과거의 영광을 찾기 위해 동분서주 중이다. 초반에는 설움이 있었지만 다행히 최근의 성과는 나쁘지 않다. 옵티머스 원으로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인 LG전자는 옵티머스 시크를 통해 보급형 스마트폰 시장에서 자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곧 출시할 것으로 알려진 옵티머스 마하와 옵티머스 2X도 기대작으로 꼽히고 있어 전망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문제도 있다. LG전자 스마트폰을 얘기할 때 항상 거론되는, 옵티머스 원 이전에 출시한 옵티머스 Q와 옵티머스 Z다.
옵티머스 Q와 Z에는 현재 안드로이드 2.1 버전까지 업데이트가 된 상황이다. 아직까지 프로요 업데이트가 진행되지 않았다. 스마트폰 관련 인터넷 커뮤니티만 살펴봐도 LG전자 옵티머스 Q와 Z의 프로요 업데이트 지원 문제로 참 말이 많다. 사용자들의 원성이 점점 쌓여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고 더 큰 문제는 2010년 안에 프로요 업데이트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결국 해를 넘겨 봐야 업데이트 여부를 알 수 있을 전망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는 현재 2.3버전까지 발표되었다. LG전자를 믿고 제품을 구매했지만, 사후 지원이 없으니 답답할 노릇이다.
내년 LG전자는 안드로이드와 더불어 윈도우폰7 운영체제를 탑재한 스마트폰으로 전략적인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iOS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양분되어 가는 시장에 윈도우폰7 탑재 스마트폰으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이로 인해 LG전자가 안드로이드폰에 대한 지원에 소홀할지도 모른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조사들의 뒷북 대처, 대체 언제까지?
현재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구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업데이트에 대해 발빠르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 사실 프로요 업데이트를 언급할 때는 이미 지났다. 이제는 진저브래드 업데이트 지원 여부를 논해야 한다. 하지만 프로요조차 업데이트되지 못한 스마트폰이 태반이다.
여기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제조사도 이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점이다. 스마트폰 등장 이후, 사용자는 더 똑똑해 졌다. 운영체제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는 뜻이다. 일반 휴대폰과는 달리 사용하기 어렵다는 스마트폰을 접하기 위해 사용자들은 그만큼 더 알아야 했고, 알아 가고 있다. 이전처럼 기본 사양만 높은 휴대폰을 원하는 사용자는 더 이상 없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잘 맞도록 버무려 놓은 스마트폰을 원한다. 한국 대표 음식 비빔밥처럼 반찬 없이도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그런 스마트폰을 기대한다.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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