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크릿 가든’ 윤슬로 큰 사랑을 받은 김사랑. 김종원기자 won@donga.com
SBS '시크릿 가든'(이하 '시가')을 통해 '상위 1% 차도녀' 캐릭터를 질감 있게 표현한 배우 김사랑은 인터뷰 내내 시종일관 솔직하고 발랄했다.
'욕 대사가 실감났다'는 짓궂은 질문에도 "더 세게 하고 싶었다"는 당찬 답변이 돌아왔고, 다소 잦았던 목욕 신 뒷이야기, 마지막 회 스케치북 신에서 스태프 목소리가 제거되지 않아 생긴 방송사고 속사정, 과거 실제 연애 경험과 매일매일의 뷰티 관리법까지 함박웃음 머금은 진솔한 인터뷰로 분위기를 즐겁게 이끌어갔다.
▶김사랑 생애 첫 히트작을 만나다
-데뷔 10년 만에 초 히트작을 만났습니다.
"'시가'는 저에게 정말 특별하죠. 처음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소중해요. 사람들에게 호감을 느끼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겼어요. 항상 세고 화려한 캐릭터를 맡다보니 시청자들과 친해질 기회가 없었거든요."
-김사랑의 '시가 앓이'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지금도 촬영장이 생각나요. 촬영할 때는 너무 춥고 힘들고, 차에서 오랜 시간 대기하느라 힘들었는데 말이에요. ‘오스카’ 상현 오빠는 정말 재밌고, ‘김주원’ 현빈 씨의 반듯함은 항상 감탄사를 유발했죠."
-CF가 많이 들어온다고 들었습니다. 김사랑이 '시가'로 얻은 것에는 CF도 있나요?
"하하하. CF가 들어와 행복하죠. 현재는 3개 정도 진행 중이에요. 최근 촬영을 끝낸 향수 CF는 딱 윤슬 캐릭터였죠. '자신을 꾸미지 않는 사람은 이것을 사용할 필요 없다'는 도도한 콘셉트에요. 조만간 광고로 윤슬 모습을 한 번 더 보여드리겠네요."
‘시크릿 가든’ 윤슬로 큰 사랑을 받은 김사랑. 김종원기자 won@donga.com
-'리얼리티 없는 몸매'가 이유에서인지 극중 목욕신이 많았습니다.
"저도 대본 보면서 다소 많다고 생각했어요. 작가 선생님 생각에 슬이와 김사랑의 매력을 보여줄 수 있는 수단 중에 ‘몸매’가 있지 않았나 싶어요. 물론 내면적인 아픔도 갖고 있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화려한 이미지를 보여줄 수 있는 설정이었던 것 같아요. 물론 PPL(간접광고)도 고려되었던 것 같고요.(웃음)"
-야외 목욕 신 춥지 않았나요?
"너무 추웠어요. 하지만 밖이 아닌 물 속에 있으면 땀이 날 정도로 더워요. 아! 분홍이 연홍이 선배님과 함께하는 야외 노천 온천 신을 새벽 시간에 3~4시간 찍으면서 NG가 많이 났어요. 추워서 나오지도 못하고 뜨거운 물 속에 계속 있으려니 머리가 멍하고 나중엔 아무 생각이 안 나는 거에요. 저만 그런 줄 알았는데, 한 명씩 바스트 샷을 찍는데 결국 넷 모두 대사를 잊어버리고 말았죠.
-욕을 실감나게 잘하더군요.(극중 '이 구역의 미친X은 나야' 대사에서)
"진짜 욕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에요. 하지만 그렇게 어렵지 않더라고요. 속도 시원하고, 좀 더 세게 할 걸 그랬나 봐요. 실제로 감독님께 더 세게 하자고 제안했는데 감독님이 '그 정도면 됐다'고 하시더군요.(웃음) 스태프가 '누나 껌 좀 씹었느냐?'고 놀려서 걱정 많이 했는데 이 신 덕분에 오히려 여성 팬들이 늘었어요. '언니 멋있다'는 반응을 많이 받았거든요."
- '시가'의 인기는 언제 느끼나요?
"케이블 패션 채널에서 제 스태프들이 출동해 일반인을 '김사랑 스타일'로 꾸며주는 코너를 했더군요. 그런데 제가 드라마에서 입은 자켓, 바지 등 10여벌 의상이 이미 완판돼서 다른 색상으로 대체됐다는 거예요. 극중 스타일까지 큰 인기를 모으다니 놀라고 기뻤죠."
-재벌 딸 역할에서 벗어나고자 '이 죽일 놈의 사랑'에서는 일부러 얼굴에 화상 분장을 하고, 억센 사투리 연기에 도전했다. 이번에 왜 다시 '상위 1%' 역할인지요?
"김은숙 작가님의 '온에어'를 보고 전형적인 캐릭터도 입체적으로 그려주실 것이라고 믿었어요. 개인적으로 무조건 해야겠다고 생각해 조르기까지 하며 배역에 욕심을 냈어요."
-유종의 미를 거두는 마지막 회에 윤슬의 스케치북 신에서 스태프의 목소리가 제거되지 않은 방송사고가 있었습니다.
"종방연에 모든 배우 스태프들이 지켜보는 가운데에서 봤는데 좀 속상했어요. 감독님께 여쭤보니 '편집할 시간이 부족했다'고 하셨어요. 종방 당일 새벽까지 촬영을 진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을 잘 알기 때문에 모두 이해했죠."
▶차가운 유리인형에서 따뜻한 배우가 되다
‘시크릿 가든’으로 큰 사랑을 받은 배우 김사랑. 김종원기자 won@donga.com
-한때는 극도로 내성적인 성격을 고민하던 사람으로 알고 있어요. 성격이 180도 변해 활달하게 바뀐 것 같은데 언제부터 바뀌었나요? 작년부터?
"몇 년 전 친구를 통해 지금의 교회를 다니면서부터였던 것 같아요. 서로를 믿고 의지하는 친구들과 활발하게 어울리면서 기존의 나처럼 꼭 살 필요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죠. 실제로 윤슬의 직설적인 부분은 비슷해요. 오해가 있다면 그 자리에서 푸는 성격이에요. 다툼이나 서운함을 길게 끄는 것을 싫어하죠. 아, 윤슬이 오스카와 사이에서는 그렇지 못했네요.(웃음)"
-극중 한류스타 오스카의 여자친구 역할을 했습니다. 김사랑은 연예인을 사귄 적이 있나요?
"연예인을 사귄 적은 없어요. 하지만 연예인의 여자 친구 역할을 하면서 예전 남자친구의 마음을 이해하게 됐어요. 전 촬영하면 하나만 몰두하는 스타일이거든요. 나갈 때 집이나 차에 핸드폰을 두고 가도 몰라요. 누군가 하루 종일 전화했는데 당최 연락이 안 되면 이 생각 저 생각 하다 혼자 속상할 수 있겠다는 상상을 해봤어요."
-'몸매 종결자'라는 애칭으로 불려요. 김사랑의 몸매 관리법은?
"일주일에 세 번씩 요가·필라테스를 번갈아서 꾸준히 하고 있어요. 야식은 절대 안 먹고요. 촬영 중에는 차에서 대기하는 시간이 많기 때문에 소화가 안 되서 두 끼 정도 먹어요. 뷰티 관리는 사소한 부지런함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해요. 추운 날씨 튼 입술에 립글로스를 바르는 것부터가 관리의 시작이죠. 그렇게 하나하나 챙기다 보면 어느새 스스로 얼굴, 몸매, 스타일 관리까지 하게 되는 것이죠."
'화보로 만나고 싶은 연예인 1위'에서 '시가' 이후 '미스코리아 출신 팔색조 여배우 1위'로 손꼽히게 된 김사랑. 그는 특유의 눈웃음을 지으며 "되도록 시간을 끌지 않고 좋은 작품으로 다시 돌아오겠다"고 약속했다.
동아닷컴 이유나 기자 ly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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