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호 최고 139km…“로케이션에 포커스”

입력 2011-02-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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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스포츠동아DB

“로케이션과 포수와의 커뮤니케이션, 2가지 목적을 가지고 피칭을 했다.”

오릭스 박찬호(38)가 첫 실전등판에서 2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그는 15일 일본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 시민구장에서 열린 자체홍백전에 등판해 특유의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이승엽과의 첫 대결에서도 이겼다.

박찬호는 이날 등판을 자원했다. 캠프 합류시기에 비해 이른 감이 없지 않지만 “지금까지 순조롭게 페이스를 올렸고 중요한 것은 실전감각”이라며 마운드에 올랐다. 당초 2이닝 동안 총 30개를 던질 예정이었지만 20개의 공으로 약속된 이닝을 깔끔하게 매조지했다.

박찬호는 첫 번째 타자 사카구치 도모타카를 좌익수플라이로 처리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다음 타자인 가네코 게스케도 중견수플라이. 곧바로 고토 마쓰타카에게 우전안타를 내줬지만 4번으로 출장한 이승엽을 좌익수플라이로 돌려세우며 첫 이닝을 마쳤다.

2회는 조금 불안하게 시작했다. 발디리스와 히다카 다케시에게 연속 안타를 내줘 무사 1·2루를 허용했다. 그러나 17년차 메이저리거다운 위기관리능력이 돋보였다. 다음 타자를 2루수 플라이로 잡아내더니 아라카네 히사오마저 2루 병살타로 처리하며 마운드를 내려왔다. 직구 최고구속은 139km에 불과했지만 커브,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며 실전감각을 익히는 모습이었다.

경기 후 박찬호는 “오늘 피칭에는 2가지 목적이 있었다. 하나는 로케이션이었고 또 하나는 포수(스즈키 후미히로)에게 내가 어떤 공을 던지는지 알려주고 싶었다”며 “경기내용을 떠나 당초 목적을 달성한 것 같아 일단 만족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실제 그는 불펜피칭 때도 공이 사인과 조금이라도 어긋나거나, 원하는 곳에 던지지 못하면 아무리 그 공이 스트라이크가 됐다고 해도 포수에게 칭찬하지 말라고 부탁한 바 있다. 비록 불펜이지만 제대로 공을 던져야 마운드 위에서 진짜 자신의 공을 뿌릴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이번 등판에서도 가장 염두에 둔 것이 로케이션 즉, ‘내가 던지고 싶은 곳에 볼을 던졌느냐’와 포수와의 호흡이었다.

오릭스 오카다 감독은 “제구력도 있고 안정감도 있다. 스트라이크를 언제든지 던질 수 있는 투수”라고 만족감을 드러내고는 “구속은 점차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박찬호는 앞으로 2군 선수들을 상대로 실전 투구를 이어간 뒤 25일 고지현에서 열리는 청백전에 등판한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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