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에서 ‘때가 되면 입을 수 있는 옷’처럼 스물일곱이라는 자신의 나이에 딱 맞는 역할을 입은 연기자 윤은혜.
■ “스물일곱, 이제 어른이 될 나이”…‘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입고 스크린 나들이
날 선 연기력 비판에
며칠씩 엉엉 울기도
단점 받아들이고 난후
앞으로 나갈 용기 생겨
오로지 나만의 매력
보여주는게 최대 관심사
“블랙 미니드레스! 그 옷에 어울리는 느낌의 나이가 됐다.”날 선 연기력 비판에
며칠씩 엉엉 울기도
단점 받아들이고 난후
앞으로 나갈 용기 생겨
오로지 나만의 매력
보여주는게 최대 관심사
윤은혜는 이제 스물일곱이다 . 하지만 애써 꾸미려 하지 않는다. 또 예뻐 보이려 하지도 않는다. “때가 되면 입을 수 있는 옷”처럼 윤은혜는 스물일곱이란 나이가 이제 있는 그대로 보이는 시기로 생각하는 듯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새 영화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감독 허인무·제작 토리픽쳐스)는 남달리 보인다. 24일 개봉하는 영화는 20대 네 친구가 겪는 현실과 이상의 엇갈린 좌충우돌 성장기라 할 수 있다.
“어른처럼 보이고 싶은, 그러면서 한 구석엔 귀여운 면모”를 지녔던 스무살 언저리를 지나 “자연스레 어른스러움으로 비치는” 스물 다섯도 넘었다.
윤은혜는 또래 여성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처럼 마치 갈등과 방황의 좌충우돌 끝에 또 다른 희망을 찾아나선 것처럼 보였다.
그는 “추위 속에서 촬영한 키스신이 빠져 아쉽기는 하다. 하하! 아마 그대로 살아났다면 많은 분들이 좋아했을텐데”라고 새 영화에 대한 가벼운 언급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곧 시간이 흐르면서 대화는 진지함의 두께를 더해갔다.
영화 제목인 블랙 미니드레스에 대해 ‘문외한’의 질문을 던졌다. 윤은혜는 “상견례, 파티, 졸업식, 결혼식 등 어느 상황, 어느 장소에서든 어울리는 옷”이라고 소개하며 “아마도 모든 여성들이 한 두 벌 쯤은 갖고 있음직한 스타일의 옷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릴 땐 그 모습이 세련되어 보이지 않았지만 이젠 나도 그 옷에 어울리는 나이가 됐을 만큼 어른이 됐다는 느낌이다”고 말했다.
‘어른이 된다는 것’. 그것은 스스로 당당해질 수 있음을 말하는 건 아닐까.
이런 어림 짐작이 밀려들 즈음, 윤은혜는 “부족한 면이 많고 준비된 것도 많지 않음을 안다”고 말했다.
“순간적으로 에너지를 쏟는 게 좋았다”는 그는 “촬영을 준비해야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축적된 에너지를 조절해야 하는 작업은 늘 어려웠다”고 털어놓았다.
하지만 이번 영화를 통해 그런 어려움에서 조금씩 벗어나기 시작한 듯 “감사하다”며 웃었다.
● 연기력 논란 마음의 상처
윤은혜는 “아무리 가벼운 영화라도 내 마음이 움직였다면 정말 좋은 작품”이라면서 “그것은 진실함”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그는 종종 다큐멘터리를 보고 눈물을 흘린다. 평소엔 그렇지 않지만 외부로부터 받은 상처로 며칠을 울기도 한다는 그는 “자꾸만 좋지 않게만 보려는 사람”들이 준 상처로 아파하기도 했다고 고백했다.
그 상처의 깊은 곳에 ‘연기력 논란’도 있었던 듯 마치 작심한 것처럼 말을 이어갔다.
“발음도 좋지 않는데 왜 노력하지 않는냐는 투의 시선. 내게 정말 큰 숙제이긴 하지만 노력하지 않는 걸로 비치나보더라. 그런 시선 앞에서 나는 바닥에 떨어져 일어설 수 없을 때도 있었다. 정말 힘들었다.”
선배 연기자에게 고민도 털어놓았다가 “너의 자연스러움이 좋다”는 답을 듣고 비로소 자신의 “완벽함을 좇는 성향”을 발견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전해 나간다는 의미. “내 단점을 자연스레 받아들일 수 있게 된” 시점도 바로 그 때였다.
“예전엔 유난떠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어쩌겠나. 완벽하게 보이고 싶은 걸.”
10대 시절, 걸그룹의 멤버로 데뷔한 그녀가 감당했을 힘겨움의 무게는 정말 가볍지 않아보였다. 그런 저런 힘겨움과 어려운 상황을 뚫고 나온 윤은혜는 스물일곱의 나이보다 조금 더 성숙해보이기도 했지만 그것은 또 다른 희망 찾기와도 같았다.
“스스로 고치고 싶고 잘 하고 싶다. 내가 힘들고 괴롭더라도 오로지 날, 나의 매력을, 나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그것이 지금 내 최대 관심사다.”
말을 맺는 그의 모습은 당찼다. ‘마이 블랙 미니드레스’ 속 20대의 캐릭터가 그런 그의 모습을 통해 실감나게 다가오는 듯했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사진|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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