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작진, 최고 예우 약속하며 끈질긴 섭외
자부심 강한 톱 7명, 자존심 버리고 출연
“일요일 황금시간, 라이브 무대 욕심 났다”
톱 가수 일곱 명이 자존심을 버리고 가창력으로 순위를 매기는 서바이벌 무대를 택한 이유는 뭘까.자부심 강한 톱 7명, 자존심 버리고 출연
“일요일 황금시간, 라이브 무대 욕심 났다”
말도 많고 탈도 많은 MBC 예능 프로그램 ‘우리들의 일밤’의 새 코너 ‘나는 가수다’. 여기에 출연 중인 가수 일곱 명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특히 이들이 1000명의 일반인 심사위원들에게 매회 가창력을 심사받아 탈락자를 가리는 냉정한 프로그램에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두고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단 2회 만에 방송가 화제로 떠오른 ‘나는 가수다’의 출연진 김건모 이소라 윤도현 백지영 박정현 김범수 정엽 등은 가창력으로 우열을 가리기 힘든 가수들이다.
그만큼 자신의 노래에 대한 자부심도 강한 이들이 ‘나는 가수다’의 출연을 결심한 데는 뮤지션에 대한 예우를 앞세운 제작진의 끈질긴 물밑 작업과 라이브 무대에 대한 갈증이 큰 영향을 미쳤다.
‘나는 가수다’ 제작진은 일곱 명의 가수를 섭외할 때 가장 먼저 “뮤지션으로 최고의 무대, 최고의 예우를 해주겠다”고 약속했다. 가수 한 명당 최소 서너차례의 만남을 통해 매번 긴 시간을 들이며 설득했다. 아이돌이 대세인 요즘 가요계에서 뮤지션으로서 예우를 약속하는 제작진의 설득은 자존심 강한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나는 가수다’에 출연 중인 한 가수는 “솔직히 가창력으로 인정받는 가수들 안에 뽑혔다는 사실에 마음이 흔들렸다”며 “경쟁의 부담도 있었지만 그 일곱 명 안에 내가 들었다는 것에 더 큰 자부심을 느꼈다”고 말했다.
라이브 무대에 대한 갈증도 가수들을 불러 모은 원동력이다. 한 가요 기획사 대표는 “10대 아이돌 가수들이 장악한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에서 30∼40대 가수가 설 자리는 거의 없다”며 “일요일 프라임타임에, 그것도 완벽한 라이브 무대에 서고 싶은 것은 가수로서 당연한 욕심”이라고 말했다.
‘나는 가수다’ 진행자 이소라 역시 이달 초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라이브 무대를 원하는 가수들이 많은데 노래할 환경은 없다. 목말라 했던 가수들에게 기회 같았다”고 어렵게 출연을 결심한 이유를 설명했다.
시청자들의 반응도 뜨겁다. 특히 트위터, 페이스북을 통해 ‘나는 가수다’에 대한 실시간 시청평이 퍼지며 그동안 4∼5%에 머물던 ‘우리들의 일밤’ 시청률도 ‘나는 가수다’ 방송 이후 8∼9%로 뛰어올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앞으로 탈락자를 대신해 새로 합류할 스타급 가수들도 여러 명 대기 중이다. 가장 먼저 토이 출신의 실력파 가수 김연우가 첫 번째 탈락자를 대신해 투입될 예정이고, 임재범 역시 제작진과 출연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