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덕아웃에서 아쉬운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는 김현수. 스포츠동아DB.
김현수 선발제외가 몰고온 변화
왼쪽 허벅지 부상…넥센전 벤치신세중심타자 공백에 선수들 똘똘 뭉쳐
‘3번 카드’ 오재원은 5년만에 솔로포“경기야 내용에 따라서 질 수도 있지. 감독이 제일 화가 나는 때는 경기도 지고, 선수도 다쳤을 때야.” 두산 김경문 감독의 말처럼, 3일 잠실 LG 전이 그랬다. 김현수(두산)는 6회말 유격수 앞 내야안타 때 1루수 서동욱(LG)과 부딪혀 왼쪽 허벅지 부상을 당했다. 김 감독은 “1루수를 많이 본 친구가 아니잖아. 점프해서 포구할 때 다리를 뒤로 제치면 수비 입장에서도 부상 위험이 높거든…”이라며 동업자적인 조언도 잊지 않았다. 결국 김현수는 5일 목동 넥센전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중심타자의 결장은 팀에도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었다.
○오재원 카드 데뷔 5년 만에 홈런 한 방까지
우선 감독이 라인업을 짤 때부터 고민이었다. 김현수의 자리이던 3번에는 결국 오재원이 기용됐다. 김 감독은 “발 빠른 선수들을 포진시켰다”고 했다. 어차피 중량감으로 승부할 수없을 바에야 기동력을 극대화시키겠다는 계산이었다. “점수 차가 많이 나지 않을 것이다. 잘라서 가겠다”며 이틀 간 휴식을 취한 필승불펜조를 가동시킬 복안도 내놓았다.
이어 김 감독은 “중심타자가 빠지면 나머지 선수들이 더 해야겠다는 마음가짐이 생기게 마련이다. 혹시 아나? 오재원이 홈런이라도 한 방 쳐줄지…”라며 웃었다. 취재진도 미소를 지을 수밖에 없었다. 데뷔 5년 차인 오재원이 4일까지 통산 396경기에서 단 한 개의 홈런도 기록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올 스프링캠프에서 정수빈의 방망이를 빌려 홈런을 친 것이 큰 화제를 모았을 정도. 하지만 오재원은 3회말 솔로홈런으로 김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두산 타선, ‘김현수 효과’ 없다면?
동료인 이성열은 김현수의 결장이 단순히 ‘3번 타순 공백’ 이상의 의미가 있음을 역설했다. 상대 투수들 입장에서는 김현수와 맞붙은 다음에는 진이 빠지기 마련이다. 이는 곧 후속타자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으로 다가온다. “설사 김현수의 타격페이스가 흐트러져있을 때조차도 나 같은 타자가 못 치는 것과는 다르다. 투수 입장에서는 언제든 한 방을 맞을 수 있기 때문에 긴장한다”는 것이 이성열의 설명이다. 또 동료 타자들 입장에서는 “기댈 곳이 사라진다”는 측면도 있다. ‘설사 내가 실패하더라도 해 줄 수 있는 타자가 있다’는 위안이 없다면, 타석에서의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두산 관계자는 “부상이 심각한 정도는 아니다. 대타 정도로는 출전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시즌 초반인 만큼 보호차원에서 휴식을 취했지만, 김현수가 가진 유·무형의 존재감이 확인된 경기였다.
전영희 기자 (트위터 @setupman11) setupman@donga.com
사진 | 박화용 기자 (트위터 @seven7sola) inpho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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