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우리가 좌완투수 표적? 꿈 깨!”

입력 2011-04-0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팀 타선 좌타자 주축 …상대팀들 좌완 공략
‘좌완 깨기’ 특훈· 라인업 변경 이 악문 변신
김광현에 역전…“이젠 류현진도 문제 없다”
LG는 유난히 좌완투수에 약하다. 좌타자들이 팀 타선의 주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대팀들도 LG만 만나면 가능하면 좌완투수를 선발로 내세운다. 올해도 다르지 않다. 개막 이틀째인 3일 잠실 두산전에서 이혜천을 상대했고, 5일은 SK 에이스 김광현을 맞닥뜨려야 했다. 또한 8일 대전 한화전에는 류현진을 만날 가능성이 크다. 상대팀들로서는 로테이션을 조정하면서까지 LG를 겨냥한 표적 등판을 하고 있다.


○LG, 좌완에 얼마나 약했나

LG는 지난해 팀타율 0.276으로 8개 구단 중 3위에 올랐다. 그러나 우완 상대로는 0.288, 사이드암이나 언더핸드 투수를 상대로는 0.277의 팀타율을 기록했지만, 좌완 상대로는 0.256에 그쳤다.

우완과 좌완만 놓고 보면 편차가 0.032로 8개 구단 중 가장 크다. OPS(장타율+출루율)도 우완 상대로는 0.789, 좌완 상대로는 0.709. 그러다보니 상대팀들은 LG를 겨냥해 우선적으로 좌완투수를 투입하고 있다. 더군다나 최근 한화 류현진, SK 김광현, KIA 양현종, 삼성 차우찬 등 각 팀마다 좌완 선발투수들이 마운드의 주류를 이루고 있는 상황. 승부의 세계는 피도 눈물도 없다. 상대의 약점을 집요하게 파고들게 마련이다. 결국은 LG가 감내해야할 상황이다.


○LG의 눈물겨운 ‘좌완 깨기’ 특별훈련

LG는 5일 경기를 앞두고 독특한 타격훈련을 해 눈길을 끌었다. 보통 경기 전 타자들은 배팅케이지에서 배팅볼 투수들이 던져주는 공을 치면서 타격감을 조율한다.

그런데 이날 LG 타격훈련 때는 배팅케이지 옆에 또 하나의 그물이 쳐져 있었다. 타자들이 배트를 들고 있었지만 타격은 하지 않고 피칭머신에서 나오는 공을 쳐다보기만 했다. 바로 김광현의 특급 슬라이더를 공략하기 우해 눈으로 먼저 익히는 훈련. 피칭머신에서는 김광현의 슬라이더보다 더 빠르고 예리한 슬라이더가 들어왔다. 서용빈 타격코치는 “지난해 플로리다 마무리캠프부터 훈련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기용의 변화와 싸움방법의 변화

LG 박종훈 감독은 좌완투수 극복을 위해 “2가지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기용의 변화, 또 하나는 싸움방법의 변화”라고 설명했다. 기용의 변화는 라인업의 변화다. 지난해에는 우투좌타 유격수 오지환을 키우기 위해 상대 좌·우완을 가리지 않고 줄곧 선발 유격수로 기용했지만 “올해는 무조건 이기기 위한 라인업을 짜겠다”고 말했다. 3일과 이날 유격수 박경수, 2루수 김태완 키스톤콤비가 등장했다. 그리고 붙박이 1번타자였던 이대형을 2번으로 내리고 우타자 박경수가 1번타자를 맡았다. 싸움방법의 변화에 대해서는 “많은 것을 준비했지만 공개할 수는 없다”며 웃었다. 이날 실시한 특별훈련도 그 중 하나라는 얘기만 했다. 그리고 “속된 말로 호구 잡히면 안 된다”고 말했다. 포스트시즌에 가기 위해서는 좌완투수를 공략해 좌완에 약하다는 이미지를 불식시키는 수밖에 없다는 뜻이다. 그 변화는 일단 성공적이다. 김광현에게 6회까지는 끌려갔지만 7회 김광현을 끌어내리며 역전에 성공하는 모습은 지난해와는 분명 다른 모습이었다. LG의 ‘좌완투수 극복기’는 그래서 더욱 주목된다.

이재국 기자 (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ㅣ박화용 기자 (트윗터 @seven7sola) inpho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