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첫 그린재킷 주인공이 탄생할 수 있을까. 남자골프의 원투펀치 양용은(39)과 최경주(41·SK텔레콤)가 제75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750만 달러·우승상금 135만 달러)에서 첫날 공동 3위에 올랐다.
양용은과 최경주는 8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파72·7435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나란히 5언더파 67타를 쳐 공동 3위에 올랐다. 새벽부터 마스터스 중계를 본 골프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선두와는 1타차. 로리 맥길로이(북아일랜드), 알바로 퀴로스(스웨덴)가 7언더파 65타를 쳐 공동선두로 나섰다.
먼저 경기에 나선 양용은은 절정의 샷 감각을 뽐내며 초반부터 버디쇼를 펼쳤다. 전반 9홀에서 보기 없이 버디만 4개 골라냈다.
후반에도 버디 사냥은 계속됐다. 아멘코너의 시작인 11번홀(파4·505야드)에서 첫 보기를 적어냈지만 13번홀(파5·510)에서는 화끈한 이글을 잡아냈다. 양용은이 마스터스에서 기록한 첫 이글이다.
15번홀(파5·530야드)에서도 이글 기회를 잡았지만 아쉽게 퍼트가 살짝 빗나가 버디에 만족해야 했다. 이때까지 선두 맥길로이에 1타 차로 추격한 양용은은 16번홀(파3·170야드)에서도 버디를 성공시켜 공동 선두까지 올랐었다.
마무리가 약했다. 17번홀(파4·440야드)과 18번홀(파4·465야드)에서 연속보기를 적어내고 말았다.
양용은의 마스터스 최고기록은 지난해 공동 5위. 지금의 컨디션을 유지한다면 역대 최고 성적은 물론 자신의 두 번째 메이저 우승이자, 아시아 출신 첫 마스터스 우승을 노릴 수 있게 됐다.
최경주 역시 감이 좋다. 마스터스에만 9번째 출전하는 코스 구석구석을 잘 알고 있는데다 마스터스 우승에 강한 애착을 보이고 있다.
노련한 최경주는 뒷심이 좋았다. 전반을 버디 2개, 보기 1개로 마쳐 20위권에 머물렀던 최경주는 후반에 무더기 버디를 잡아내 순위를 끌어올렸다. 13, 14, 15번홀 3연속 버디에 이어 17번과 18번홀에서 다시 연속버디를 잡아냈다.
생애 처음 마스터스에 출전한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는 15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기도 했지만 버디 4개를 잡아내며 2언더파 70타를 쳐 공동 14위에 올랐다.
케빈 나(27·타이틀리스트)와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 아마추어 정연진(21)은 1오버파 73타로 공동 49위로 1라운드를 마쳤다.
14일 한국 방문을 앞두고 있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1언더파 71타 쳐, 이시카와 료(일본) 등과 함께 공동 24위에 올랐다. 무난하게 출발이다.
디펜딩 챔피언 필 미켈슨(미국)은 2언더파 70타를 쳐 레티프 구센(남아공) 등과 함께 공동 14위에 올랐다.
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