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닝요의 창이냐, 정성룡의 방패냐

입력 2011-04-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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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을 대표하는 브라질 출신 공격수 에닝요(왼쪽)와 국내 최고의 수문장 수원 정성룡이 1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창과 방패의 대결을 펼친다. 스포츠동아DB.

■ 전북 vs 수원 내일 라이벌 빅뱅

지난 겨울 팀 맞바꿀 뻔 한 양팀 공수 핵
수원킬러 에닝요, 친정 상대 첫 골 장전
정성룡도 라이벌전 철통방어 전의 활활
전북 현대 에닝요(30)와 수원 삼성 정성룡(26)이 10일 오후 3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5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에닝요는 전북을 대표하는 브라질 출신 공격수이고, 정성룡은 수원 골문을 지키는 든든한 국내파 수문장이다. 두 선수 없는 전북과 수원을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팀 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둘의 인연도 묘하다. 올 시즌을 앞두고 에닝요가 수원으로 이적하고 정성룡은 전북 유니폼을 입을 뻔한 사연이 있다.


● 얽히고 설킨 이적 스토리

정성룡은 올 겨울 이적시장 자유계약(FA) 최대어였다.

이운재를 전남으로 떠나보낸 수원과 권순태가 군에 입대해 골키퍼 공백이 생긴 전북이 정성룡 영입에 뛰어 들었다.

초반 분위기는 전북이었다. 일찌감치 정성룡 원 소속 구단이었던 성남과 테이블에 앉아 구체적인 이적료와 보상 선수까지 합의를 마쳤다.

수원도 포기하지 않았다.

후발주자 수원은 정성룡이 FA 신분임을 감안해 선수 본인의 마음을 움직이는 방법을 택했다.

결국 정성룡 사인을 받아낸 건 수원이었고, 전북은 닭 쫓던 개 신세가 됐다.

정성룡의 수원 행은 에닝요에게 영향을 미쳤다.

수원은 작년 시즌 말부터 줄기차게 에닝요를 원했다. 전북은 원래 요지부동이었지만 올 들어 기류가 바뀌었다. 에닝요가 이미 전북에서 두 시즌을 뛴 만큼 분위기 전환을 위해 이적시키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 전성기일 때 비싼 이적료를 받고 팔겠다는 현실적인 부분도 고려했다.

그러나 정성룡이 수원으로 가면서 모든 게 없던 일이 돼 버렸다.

전북은 정성룡 영입 경쟁에서 밀린 와중에 에닝요까지 수원에 내줄 수 없다는 결정을 내렸다.


● 창과 방패

수원은 에닝요에게 친정팀이다. 2003년 어린 나이(22)에 수원에 입단해 22경기(2골2도움)를 뛰었다. 그리 인상적인 모습을 보이지 못한 채 고국으로 돌아갔다.

2007년 대구에 입단하며 K리그에 재입성한 에닝요는 완전히 달라져 있었다. 빠른 발과 화려한 드리블, 감각적인 킥으로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특히 수원에 강했다. 에닝요는 2007년과 2008년 대구, 2009년과 2010년 전북 소속으로 수원과 정규리그 8경기를 치러 5골1도움을 올렸다.

전북은 2010년 수원을 홈에서 3-1, 원정에서 5-1로 대파했는데, 에닝요가 두 경기에서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수원은 작년 말 빅버드(수원월드컵경기장 애칭)에서 전북에 당한 치욕스런 1-5 패배를 아직도 잊지 못하고 있다.

에닝요는 올 시즌 아직 골이 없다. 수원을 제물 삼아 마수걸이 득점포를 쏘겠다는 심산이다.

정성룡도 양보할 생각이 없다. 올 시즌 수원에서 정규리그 4경기를 치러 4골을 내줬다. 나름 선방했지만 그의 이름값을 감안하면 성에 차지 않는 기록이다. 이번 라이벌 전에서 진가를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윤태석 기자 (트위터 @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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