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직 우승!…‘인연 끊은’ 허재-강동희

입력 2011-04-1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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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KBL센터에서 개최된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에서 KCC의 하승진(왼쪽부터)과 허재 감독이 동부 강동희 감독, 김주성과 우승 트로피를 만지며 미소를 짓고 있다.김종원 기자 (트위터 @beanjjun) won@donga.com

프로농구 챔프전 미디어데이

“선후배 사이 잊고 경기만 집중”
허재-강동희 선의의 대결 다짐
KCC 하승진-동부 김주성 키맨
두 남자 중 하나는 울어야 되는 상황이건만 날카로움은 없었다. 13일 서울 신사동 KBL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미디어데이는 요약하면 ‘호형호제의 화기애애한 재회’였다.

KCC 허재 감독의 중앙대 후배인 동부 강동희 감독은 “허 감독”이 아니라 “허재 형”, “선배”라는 호칭을 썼다. 허 감독 역시 공식인터뷰 직전 자리를 잡으며 “너”라고 강 감독을 불렀다. 허 감독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후배”라고 강 감독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렇게 막역한 두 감독이지만 챔피언결정전 기간에는 “인연을 끊기로” 합의했다. 두 감독은 정규시즌 맞대결을 앞두곤 곧잘 식사를 함께 하며 회포를 풀었으나 챔피언결정전은 예외로 삼기로 했다. 후배인 강 감독이 “경기에 집중하자”고 먼저 제안했고, 이에 허 감독도 흔쾌히 받았다.

3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올랐고 객관적 전력에서 우세로 평가받는 KCC 허 감독은 센터 하승진의 출장시간을 최대 변수로 꼽았다. 하승진이 40분을 다 뛰면 높이의 우세를 확보할 수 있으나 교체될 때의 공수 매치업을 고민하는 흔적이 역력했다. 동부의 주특기인 매치업존(3-2 지역방어를 축으로 빈 공간에 덫을 놓는 변형수비전술)을 어떻게 뚫을지도 변수로 꼽았다.

반면 동부 강 감독은 얇은 벤치 멤버를 우려했다. KCC의 파괴력 넘치는 공격력을 75∼80점 이하로 묶지 못하면 승산이 없다고 봤다. 80점을 “마지노선”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공격력에서 떨어지는 동부는 거의 유일하게 키에서 매치업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윤호영에게 거는 기대치가 높다.

재미있는 것은 양팀 공히 시리즈 성패를 가를 요소로 센터 하승진과 김주성의 체력을 꼽았다. 양쪽 다 둘의 체력을 고갈시키는 전법을 찾아내려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다. 강 감독은 “이제 마지막까지 왔다”라는 말로 김주성의 풀타임 출전을 예고했다.

당사자인 하승진과 김주성은 시리즈를 7차전까지로 예상했다. 김주성은 공격보다는 수비에서 하승진을 어떻게 막을지를 고민하는 인상이 뚜렷했다.

이제까지 허 감독은 현역 시절 강 감독과의 대결에서 져본 적이 없다. 감독으로서 정규시즌 성적(5승1패)도 우세했다. 그러나 강 감독은 “더 나이 먹기 전에 붙어서 좋다”고 절치부심의 심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왕년에 농구계를 평정했던 절친 선후배의 외나무 다리 혈투는 16일 KCC의 홈구장 전주에서 막이 오른다.

김영준 기자 (트위터@matsri21)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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