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했던 그 ‘황제’ 맞나… ‘훈남’된 우즈

입력 2011-04-15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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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만에 한국 찾은 타이거 우즈
인생의 쓴잔 속에서 여유와 배려의 지혜라도 터득했을까.

7년 만에 한국을 찾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의 입가에는 연방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14일 춘천 제이드팰리스GC에서 열린 나이키 홍보행사 ‘메이크 잇 매터(Make it Matter)’. 마스터스 출전을 마치고 중국으로 이동해 똑같은 이벤트를 치른 뒤 전날 밤 입국한 빡빡한 스케줄에 여독도 풀리지 않았지만 그는 이날 골프 클리닉에서 하루 꼬박 주니어 골프선수와 일반인 앞에 나서며 시종일관 밝은 표정을 잃지 않았다. 7년 전 처음 방한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당시 난공불락의 세계 최강이던 그는 철저하게 각본에 따라 움직이며 좀처럼 허점을 보이지 않았다. 대화도 매니저를 통해서만 나누거나 다른 사람하고는 눈도 잘 마주치지 않을 정도였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재치 있는 농담으로 분위기를 이끌고 주위 사람을 한결 편하게 대했다. 그는 “예전에는 제주에 왔을 뿐이다. 한국 본토는 처음”이라고 말문을 열어 참가자들을 웃겼다. 6명의 주니어 선수에게 한 수 지도할 때는 푸근한 ‘아빠 미소’와 아낌없는 박수로 선수들을 격려했다.

거물 스타에게 잔뜩 얼어 있던 어린 선수들의 긴장감은 눈 녹듯 풀렸다. 우즈는 이현우(17·함평골프고)의 드라이버 샷에 대해 “더는 가르칠 게 없다. 돌아가라”고 했다. 자신의 조언을 들은 김민지(16·대원여고)가 85m 거리의 샷을 홀 10cm에 붙이자 놀랍다는 표정을 지었다. 김민지는 “우즈를 만날 생각에 들떠 오전 4시에 일어났다. 잘한다는 칭찬을 들어 자신감이 생긴다”고 고마워했다.

우즈는 클럽하우스 프로숍의 한 여직원이 “잘 치세요”라고 인사를 건네자 손을 흔들며 화답했다. 오후 행사 때 500명의 갤러리가 박수를 보내자 우즈는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장난스럽게 인사했다.

팬들이 드라이버 샷을 보여줄 것을 요청하자 “젊을 때는 곧바로 드라이버를 잡았다. 한땐 정말 드라이버를 잘 쳤다. 하지만 이제는 워밍업을 해야 할 나이가 됐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드라이버와 3번 아이언으로 페이드샷과 드로샷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시범을 보인 우즈는 “탄도와 구질에 따라 아홉 가지로 다양하게 칠 수 있지만 가장 어려운 것은 공을 똑바로 보내는 것”이라며 농담을 던졌다.

우즈는 성 추문과 이혼으로 골프 인생의 최대 위기를 맞으며 지난해 마스터스 복귀 후 무관에 시달리고 있다. 이번 방문이 우즈에게는 확실한 이미지 변신의 계기가 됐다.

지난주 마스터스에서 공동 4위에 오르며 재기를 알린 우즈는 “점점 좋아지는 과정이다. 시간이 걸리지만 스윙 교정도 잘되고 있다. 다음 대회에선 꼭 우승하고 싶다”고 말했다. 우즈는 이날 행사 후 전세기 편으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춘천=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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