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커 브레이크] 디펜딩챔프 서울, 14위 추락 치명타

입력 2011-04-2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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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C서울 황보관 감독은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26일 자진 사임했다. 황보 감독은 팬들과 여론의 질타에 대한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스포츠동아DB

개막부터 모래알 팀워크 지도력 부담
챔스리그 부진·약체 광주전도 충격패
사령탑 취임 118일 만에 쓸쓸한 퇴진
황보관 FC서울 감독 전격사퇴 왜?

FC서울 황보관 감독이 26일 전격 사임했다. K리그 ‘디펜딩 챔피언’ 사령탑이기에 마지막 모습은 더욱 쓸쓸했다.

4개월이 채 안 되는 짧은 재임 기간. 황보 감독은 지난 주말 광주 원정에서 0-1로 패해 리그 14위까지 추락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사령탑이 공석이 된 서울은 당분간 최용수 수석코치 체제로 팀을 꾸려갈 계획이다. 서울 한웅수 단장은 “당분간 사령탑 물색 작업은 없을 것이다. 성남 신태용 감독도 이른 나이에 팀을 잘 이끌고 있다. (최용수 수석코치에게) 지휘봉을 맡긴 만큼 지켜본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황보 감독은 K리그에서 1승3무3패로 부진했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32강 조별리그에서 조 2위에 머무는 등 기대에 미치지 못해 여론의 질타를 받아왔다.


○광주전 패배가 결정적 이유

황보 감독은 24일 광주전이 끝난 직후 사퇴를 결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황보 감독은 24일 밤 ‘스포츠동아’와의 전화 통화에서 “마음 좀 추스르고 있다”고 말했다. 많은 의미를 함축하고 있는 한 마디였다.

황보 감독은 25일 서울 한웅수 단장 등 구단 고위 관계자들과 점심 식사를 하며 자신의 뜻을 전했고, 구단이 이를 수용했다. 황보 감독은 26일 오후 훈련장인 구리챔피언스파크에서 취재진과 만나 자진 사임을 결심한 배경을 설명했다.

“과거와 현재, 미래를 봤을 때 어려움을 타개하는 여러 방법이 있겠지만 이럴 때는 극약처방을 하는 것도 리더의 역할 중 하나라고 봤다. 지금은 힘들어도 나중에 되돌아볼 때 서울에서의 짧은 시간은 많은 걸 생각하게 된 시기로 기억될 것 같다.”


○시즌 개막부터 흔들렸던 황보관호

황보관호는 2011시즌 개막과 함께 흔들렸다. 시즌 개막 직전 부상자들이 나오면서 서울은 K리그 개막전이었던 수원과의 홈경기에서 0-2로 완패했다. 그리고 이어진 대전과의 경기에서 1-1로 비기면서 팬들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서울 팬들은 팀의 부진이 감독 때문이라며 CF에서 유행한 노래를 패러디해 ‘관 때문이야’를 외치기 시작했다.

서울은 AFC 챔스리그에서 2연승을 내달리며 팀이 살아나는 듯 했다. 하대성, 최태욱, 고명진 등 몇몇 부상자들의 복귀와 함께 팀이 달라진 경기력을 선보였다.

하지만 이달 벌어진 AFC 챔스리그 4차전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와의 경기에서 0-2로 완패하며 위기에 몰렸다. 이어 약체 광주에게 또 다시 0-1로 패하면서 황보 감독은 심적으로 더 큰 부담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이루지 못한 금의환향

황보 감독은 일본 J리그 오이타에서 감독, 코치, 강화부장, 부사장 등 지도자와 행정가로 많은 경험을 쌓은 뒤 작년 말 16년 만의 귀국길에 올랐다. K리그 최고의 구단이자 2010시즌 우승을 차지한 서울이라는 명문구단의 수장을 맡게 됐다.

시작은 화려했지만 끝은 씁쓸했다. 황보 감독은 지난해 12월 28일 감독직에 선임된 이후 118일 만에 지휘봉을 놓았다. 2007년 7월 부산 지휘봉을 잡았다가 올림픽대표팀을 맡아 17일 만에 팀을 떠난 박성화 감독(현 다롄스더)에 이어 역대 최단 재임 기간 감독 2번째로 남게 됐다.

구리 |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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