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억5천만원 짜리 퍼트…최경주, 연장 첫 홀서 끝냈다

입력 2011-05-1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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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레이어스 챔피언십 우승까지

1타차 공동2위 출발해 선두 따라잡아
연장서 90cm 파 퍼트 성공 승부 마감
‘5번째 메이저대회’ 아시아 최초 제패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가 미국 PGA 투어 ‘제5의 메이저 대회’로 불리는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총상금 950만 달러)에서 짜릿한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이 대회 아시아 출신 첫 우승자가 됐다.

최경주는 16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폰테베드라 비치의 소그래스 TPC 스타디움 코스(파72·7215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데이비드 톰스(미국)와 13언더파 275타 동타를 이루었고, 연장전 끝에 톰스를 꺾고 우승했다. 2008년 소니오픈 우승 이후 3년 4개월 만에 맛본 우승이자 PGA 통산 8승째다.

플레이어스챔피언십이 4대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 브리티시오픈, US오픈, PGA챔피언십에 이어 5번째 메이저대회라고 불리는 이유가 있다. PGA 투어측에서 스폰서 없이 대회의 모든 경비를 자체 부담해 진행하는 유일한 대회이며, 우승자에게 주어지는 혜택도 메이저 대회와 동일하다. 상금 규모도 PGA투어 최대 규모다. 총상금은 무려 950만 달러로 4대 메이저대회의 총상금 규모(750만 달러)보다 높다.

최경주는 전날 비로 연기된 3라운드 잔여 경기부터 시작했다. 남은 7개 홀에서 2타를 더 줄이며 공동 5위에서 공동 2위로 4라운드를 맞았다.

선두 톰스와 그레엄 맥도웰(북아일랜드)과 함께 챔피언조에서 경기를 시작한 최경주는 공격적인 플레이보다 차근차근 기회를 엿봤다. 15번 홀까지 1타 차 2위를 지켜온 최경주는 16번홀(파5)에서 기회를 잡았다. 티샷한 공이 왼쪽 숲으로 날아갔지만 나무를 맞고 페어웨이 쪽으로 떨어지는 행운이 찾아왔다. 반면, 톰스는 두 번째 샷으로 그린을 노리다가 그린 앞 워터해저드에 빠졌다.

최경주는 내심 역전까지 노렸다. 톰스가 네 번째 샷을 하는 동안 그린 앞까지 걸어갔다 오면서 공략할 지점을 파악했다. 70야드 지점에서 최경주는 런닝 어프로치를 선택했고, 공은 핀 1.5m 부근에 붙어 버디 기회를 잡았다. 톰스가 보기로 마무리하면 1타 차로 역전할 수 있는 기회였다. 아쉽게도 최경주의 버디 퍼트는 홀을 살짝 빗나가 공동 선두가 됐다.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최경주는 17번홀(파3)에서 완벽하게 경기를 주도했다. 주특기인 명품 페이드 샷으로 티샷을 핀 1.5m 부근에 떨어뜨린 뒤 버디를 잡아내 1타 차 선두가 됐다.

PGA 투어에서 12승이나 올린 톰스도 그대로 무너지지는 않았다. 마지막 18번홀(파4)에서 5m 거리의 버디 퍼트를 성공시켜 다시 공동 선두가 됐다.

72홀의 승부로 끝나지 않은 경기는 연장전에 들어갔다. 17번홀에서 시작된 연장 첫 홀. 먼저 티샷 한 최경주의 공은 그린 중앙 뒤쪽 12m 지점에 떨어졌고, 톰스의 공은 그린 중앙 5.5m 지점에 떨어졌다.

톰스보다 거리가 멀었던 최경주는 버디 퍼트가 빗나갔지만 홀 90cm에 멈췄고, 톰스의 버디 퍼트는 홀을 지나 이 보다 멀리 1.5m까지 굴러갔다.

분위기는 다시 역전됐다. 이번에는 톰스가 먼저 퍼트했지만 공이 홀 왼쪽으로 돌아 나오면서 파에 실패했다. 최경주는 침착하게 파 퍼트를 성공시켜 길고긴 승부의 마침표를 찍었다. 마지막 퍼트 하나로 우승상금 18억5000만원(171만 달러)은 최경주에게 돌아갔다.

위창수(39·테일러메이드)는 공동 41위(3언더파 285타)로 대회를 마쳤다.

주영로 기자 (트위터 @na1872)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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