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가 멀다 하고 스타가 탄생한다. 매 경기 구세주가 바뀐다. 한화 마운드 분위기가 요즘 그렇다. ‘언제 터지나’ 오매불망 기다려왔던 얼굴들이어서 더 반갑다.
29일 잠실구장 한화 덕아웃의 스타는 에이스 류현진도, 4번 타자 최진행도 아니었다. 바로 28일 완봉승을 거둔 양훈(25)과 27일 마무리로 등판해 ‘터프 터프세이브’를 해낸 김혁민(24)이었다.
양훈은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9이닝을 4안타 4볼넷 6삼진 무실점으로 막고 생애 첫 9이닝 완봉승을 거뒀다. 이전에도 완봉승이 한 차례 있었지만 강우 콜드게임으로 인한 5이닝 완봉이어서 의미가 다르다. 한대화 감독이 “안 그래도 불펜 소모가 심해 선발 투수가 오래 던져 주기를 바랐다. 최고의 투구였다”며 흐뭇해할 수밖에 없다. 양훈은 상기된 얼굴로 “7회가 끝난 후 정민철 코치님이 완봉을 준비하라고 하셨다. 나도 점수를 주기 전까지는 계속 던지고 싶은 마음이었다”면서 “다들 완봉승을 한 번 해보면 뭔가 한 단계 올라서게 된다고 하더라. 아직은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도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키면서 좋은 경기를 이어가고 싶다”고 했다.
선발진의 또다른 축으로 당당히 자리잡은 김혁민도 엎치락뒤치락 혈투가 벌어진 27일 11-10으로 앞선 9회말 1사 2·3루에서 마운드에 올라 어려운 승리를 지켜 냈다. 마지막 타자 이종욱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아낸 장면이 압권. 한 감독은 “혁민이도 그런 경기를 해봤으니 스스로도 큰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라면서 흐뭇해했고, 김혁민 역시 “결과가 좋아서 기쁘다. 앞으로도 팀이 어려울 때면 어떤 역할이든 하겠다”면서 의지를 다졌다.
잠실 | 배영은 기자 (트위터 @goodgoer)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