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싸움 넘어 법정 대응까지 번질수도, 재계약 저멀리 가나
조용히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던 CJ E&M 넷마블과 게임하이의 서든어택 재계약 협상이 CJ E&M 넷마블의 갑작스런 입장 발표로 인해 진흙탕 싸움으로 번지고 있다.연 매출 500억 원에, 수년째 국내 FPS 게임 시장 1위를 달리고 있는 서든어택의 서비스 계약인 만큼 진통은 당연히 예상되고 있었지만, 현재의 국면은 과거 드래곤플라이와 네오위즈게임즈의 스페셜포스 재계약 관련 분쟁이 별 것 아닌 것처럼 느껴질 만큼 심각하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 30일 CJ E&M 넷마블의 남궁훈 대표가 서든어택 홈페이지에 공지글을 올린 것부터다.
남궁훈 대표는 공지글을 통해 현재 서든어택 재계약이 지지부진한 상태이며, CJ E&M 넷마블이 재계약을 위해 파격적인 조건을 내밀었지만 넥슨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문제가 심각해진 이유는 현재 협상이 진행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협상 조건을 구체적으로 명시했다는 점 때문이다. 남궁훈 대표는 5년 재계약 조건으로 150억의 계약금과 수익배분 70%, 공동 서비스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내밀었지만 넥슨이 이에 응하지 않았으며, 서비스사와 협의도 없이 게이머들의 개인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업데이트를 실시해 회원DB를 확보하려 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CJ E&M 넷마블의 입장을 전해들은 게임하이 측은 처음에는 여론을 의식한 듯 조심스런 대응을 보였다.
게임하이 측은 양사 모두 상장사인 만큼 CJ E&M 넷마블이 계약 조건까지 공개하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며, 게임하이는 계약 만료일인 7월 10일까지 재계약에 최선을 다할 것이니 CJ E&M 넷마블도 진지하게 협상에 임하라는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변함없는 CJ E&M 넷마블의 태도와 계속된 보도에 더 이상 인내심을 발휘할 수 없었는지 금일(1일) 제 2의 공식 성명을 통해 CJ E&M 넷마블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
게임하이는 CJ E&M 넷마블이 공개한 계약 조건이 사실 자사가 내민 조건이며, CJ E&M 넷마블이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또한, 회원DB 관련 인식표 업데이트에 대해서도 회원DB가 CJ E&M 넷마블의 소유가 아닌 게이머 본인들 것이므로, 게임하이가 소유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정보 이전을 도우려는 의도라는 입장을 밝혔다. CJ E&M 넷마블이 회원DB를 협상 테이블에서 악의적으로 사용해 협상이 결렬되면 게이머들이 찍어놓은 인식표 스크린샷을 토대로 회원DB를 복구하기 위함이라는 것. 사실상 CJ E&M 넷마블이 회원DB를 볼모로 삼고 협상에 임하고 있다고 간주하고, 이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이다.
CJ E&M 넷마블이 서든어택 죽이기를 하고 있다는 주장도 내세웠다. 게임하이 측의 발표에 따르면 CJ E&M 넷마블이 5종의 FPS 계약과 동시에 서든어택 게이머들을 솔저오브포춘 등의 게임으로 빼가려는 의도가 다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심지어 스페셜포스2의 비공개테스트가 진행되었을 때엔 서든어택 페이지에서 로그인을 하면 스페셜포스2의 테스터에 당첨되었다는 내용만이 있고 서든어택 관련 링크는 없는 페이지가 뜨게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서든어택의 운영권은 CJ E&M 넷마블이 아닌 게임하이가 소유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게임하이 운영진이 넷마블 플러스존 PC방에 접속하지 못하도록 IP를 차단해 현재는 PC방 서비스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파악할 수 없는 상태이며, 서버 VPN 접속 권한 및 패치 권한을 일방적으로 차단함으로써 게임 내 문제가 발생해도 서버 수정과 클라이언트 패치를 진행할 수 없게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게임하이 측은 "CJ E&M 넷마블이 지금까지 해온 거짓주장을 즉시 철회하고 사과해야 한다. 파렴치한 여론 조작 행위를 당장 중지하라"며 "서든어택 게이머들이 게임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협상에 진지하게 나서라"고 촉구했다.
여기에 CJ E&M 넷마블 측에서 "게임하이 측에서 주장하는 것은 거짓이다. 게임하이 측은 당사에 채널링 제안을 했으며, 최고 90%까지 게임하이 쪽에서 수익배분을 가져가는 제안을 했다" "운영권한 차단도 게임위 시정권고에 따른 것"이라며 맞불을 놓고 있어 사태는 쉽사리 진정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번 사태로 인해 양사의 갈등의 골은 좁히는 것이 불가능하게 느껴질 만큼 넓어진 상태다.
재계약이 문제가 아니라 법정 대응까지 확대될 가능성도 다분하다. 이번 사태가 과거 드래곤플라이와 네오위즈게임즈의 스페셜포스 재계약 분쟁처럼 해피엔딩으로 끝날 수 있을지, 아니면 국내 온라인 게임 역사상 최악의 분쟁으로 끝나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김남규 게임동아 기자 (rain@gamedong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