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수 감독대행 ‘달변의 비밀’

입력 2011-06-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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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네슈 전감독 리더십 깊은 감명

A4 500장 전술·인터뷰 자료 독파

거침없고, 화려하고, 톡톡 튀는 입담으로 축구 팬들에게 또 다른 즐거움을 주고 있는 FC서울 최용수 감독대행. 무뚝뚝하게만 보였던 그가 달변으로 변신할 수 있었던 특별한 이유가 있다.

최 감독대행은 가장 이상적인 지도자상으로 생각해온 터키 출신 세뇰 귀네슈 전 감독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귀네슈 전 감독은 그라운드에서는 어린 제자들이 모든 역량을 발휘하게끔 자신감을 불어넣었다. 개성 강한 서울 선수들이 한데 어우러져 강한 응집력으로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이러한 모습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최 감독대행은 “여러 면에서 완벽했던 스승”이라고 귀네슈 전 감독을 회고한다.

최 감독대행은 귀네슈 전 감독을 벤치마킹했다. 그는 구단 프런트에 귀네슈 전 감독과 관련한 모든 자료를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언론과 가까이 하고, 여론을 활용할 줄 아는 귀네슈 전 감독의 일거수일투족을 면밀히 분석해 자기 것으로 만들고 싶었다. 화려함이 가미된 재미있는 축구를 엮는 전술 활용 능력도 이어받기 위해 공부를 결심했다.

팀 레전드로서 화려한 현역을 보내고 지도자의 길을 걷고 있는 최 감독대행의 부탁을 서울 구단은 거절할 수 없었다. 각종 인터뷰 자료와 전술 관련 기사를 스크랩하자 A4 용지로 대략 4∼500장 분량의 제법 두꺼운 책자가 됐다.

그렇게 제작된 책을 최 감독대행은 읽고 또 읽었다. 지금도 구리에 있는 서울 클럽하우스 감독실에는 귀네슈 전 감독 관련 책자가 꽂혀 있다고. 요즘, 인터뷰 자리에서 툭툭 던지는 최 감독대행의 농담 속 뼈있는 한 마디에는 귀네슈 전 감독의 향수가 오롯이 느껴진다.

서울 한웅수 단장은 “지도자 초년병 때부터 ‘해보겠다’는 의지가 크게 느껴졌다. 귀네슈 전 감독이 서울을 가장 서울답게 만든 사령탑이란 걸 우리나 최 감독대행 모두 알고 있었다. 강한 배움의 열정이 캐릭터 뚜렷한 최 감독대행을 만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남장현 기자(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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