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조작 참회…눈물바다 된 부산 미팅룸

입력 2011-07-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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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익수 감독 선수단에 사죄시간 마련
“정말 죄송” 울음에 부둥켜안고 통곡
부산 아이파크 안익수 감독은 이번 승부조작 파문을 겪으며 나름대로 몇 가지 지론을 갖게 됐다.

첫 번째는 승부조작 가담선수 뿐 아니라 지도자들도 큰 책임을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잘 못 가르친 것이든 관리를 소홀히 한 것이든 어쨌든 우리 지도자들도 분명 책임이 있다”고 말한다.

또한 승부조작 가담선수들을 강력하게 처벌하는 데 그치지 말고 이들이 반성하고 참회할 수 있는 계기가 주어져야 한다는 생각이다. 어느 팀 소속이든 자진신고를 한 선수들은 죗값을 치른 뒤 선수생명을 이어갈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서일까. 안 감독은 지난 달 말, 승부조작 가담 선수들을 귀가 조치시킬 때도 신경을 썼다. 부산에는 몇몇 수비수가 승부조작 가담 혐의로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고 돌아왔다. 이들은 현재 경기에 뛰지 못할 뿐 아니라 팀 훈련에도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

안 감독은 이들을 집으로 돌려보내기 전 불러 놓고 전 선수단 앞에서 사죄할 수 있는 시간을 줬다.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하라”고 권유했다.

처음에는 주저하는 선수들 입에서 “정말 미안하다. 반성하고 있다”는 말이 나왔다. 이어 “동료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 선수가 울음을 터뜨렸고 미팅 룸은 순식간에 눈물바다가 됐다. 승부조작 가담 여부에 관계없이 모두 부둥켜안은 채 엉엉 울었다. 안 감독은 “큰 참회의 시간이 됐으리라 본다. 얼마나 큰 죄이고 잘못인지 선수들 본인이 잘 느꼈을 것이다”고 안타까워했다.

부산|윤태석 기자 (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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