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2플러스/뮤직] 신정수 PD “나가수는 가수들의 힘…내년에도 보여드리고 싶어”

입력 2011-07-08 13:2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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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시봉 열풍'을 만든 주역, 이제는 '나가수 열풍'
●"이제야 본 궤도에 진입한 '나가수'…지켜가겠다

한 때 위기에 빠진 MBC ‘나는 가수다’ 를 안정 궤도에 진입시킨 연출자 신정수 PD


'나가수'를 이끄는 신정수(41) PD의 첫 인상은 최근 트렌드인 '멋들어진 예능 PD'와는 정반대의 모습이었다. 밀리터리 모자를 눌러쓴 수더분한 인상이 마치 야외에서 주로 활동하는 다큐멘터리 PD 같다고 할까?

그는 2007년부터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를 담당한 예능국 PD로 활약했다. 대중가요와 별 관계가 없을 것 같지만 그는 2010년 '놀러와' 추석특집 '세시봉편'을 통해 실력을 입증한 것이다. 1970년대 청년문화의 중심이던 '세시봉'의 주역(윤형주 조영남 이장희 김세환 등)을 초대해 말 그대로 거대한 문화적 현상을 만든 주역이 됐다.

그 덕분에 '나가수'를 기획한 쌀집아저씨 김영희 PD가 위기에 처하자 대타로 결정이 되면서 단박에 스타 PD로 등극하는 행운을 잡았다. 이제는 안정된 운영으로 '나가수'를 본궤도에 올렸다는 평을 받고 있다.

그는 7월4일 녹화방송 직전 관객과의 대화에서 큰 만족감을 표시했다. 그간 '나가수'가 시작되고 3라운드가 진행되면서 단 한 번도 논란 없이 진행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BMK가 빠지고 김조한 씨가 합류하는 방식의 1대1 교체가 이뤄졌다"면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 2라운드에서 임재범 씨와 이소라 씨가 동반 퇴장할 때는 큰 위기감을 느꼈다는 소회도 간접 표출했다.

4라운드 1차 공연이 끝난 직후 그는 기자들 앞에서 그간의 소회와 '나가수'의 현황과 미래에 대한 그의 생각을 비교적 상세하게 밝혔다. 다음은 그 요약이다.

나가수는 청중평가단의 투표로 1명을 탈락시키는 '서바이벌 형식'의 가요프로그램이다. 가수와 참가자 양쪽 모두를 긴장시키는 한국형 TV예능의 완성형이라는 평가다.


■"제2의 김범수와 박정현이 나와야 한다"

-오늘 공연에 대한 평가는…

"가수들이 평소에 부르지 못했던 노래에 도전했다. 당연히 발라드 가수들은 펑키하고 비트있는 노래 택하다 보니 지나치게 한 쪽으로 몰린 감도 없지 않다. 대신 김범수의 무대처럼 편곡과 무대 아이디어가 접목돼서 기대 이상의 모습이 펼쳐졌다. 단순히 노래 그 이상의 것이 나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 김조한 씨를 BMK의 대체자로 고르셨는데…왜?

"언제나 다음 회 차 가수를 고르기 위해서 우선 장르의 대가들을 고민한다. 뿐만 아니라 자문위원들의 추천도 받고, 청중평가단의 의견에도 귀를 기울인다. 김조한 씨는 솔리드 데뷔이후 솔로활동 포함해서 14년간 활동하고 있는 가수 있는데 그간 제대로 조명을 받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또한 30대 여성 관객들의 지지도 무시할 수 없었다."

-정확한 접촉 시점은? 준비 시간을 얼마나…

"현재 10명 이상의 가수를 접촉한 상태이다. 하지만 그들에게 확답을 주는 시점은 2주 전이다. 곡을 선택하고 편곡할 시간을 적절한 시간을 줘야 한다. 김조한 씨도 최초 접촉은 한달 보름 전에 통보는 지난 회 BMK의 탈락이 확정된 직후에 했다."

-1990년대 인기가수들의 복귀 무대가 된 모양새인데…

"1990년대 가수들만을 의도적으로 선택한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 경륜 있는 분들을 살펴보다 보니 그리됐다. 누구라도 1990년대가 한국 대중가요의 황금시대라는 점에 동의한다. 서태지에서부터 시작해 김동률 임재범 씨 등 음악적 다양성과 상업성이 모두 가능한 시대였다."

-점차 '나가수'의 시청률이 좋아지고 있는데…

"사실 임재범 씨나 이소라 씨 무대에서 물러나자 위기라고 생각했다. 그들의 존재감이 지나치게 컸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후에 출연자들의 음악적 다양성이 확대되면서 공연의 수준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보신대로 참가자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시청률도 그런 노력과 인지도 상승의 복합 요인인 것 같다."

-사운드와 무대장치가 화려해졌다…

"다른 음악 프로그램이 상상하지 못하는 정도의 돈을 쓰고 있다. 음악적 완성도를 위해서는 투자를 아끼지 않을 계획이다. 최고의 세션맨들이 '나가수' 출연을 환영하고 있으며, 우리는 이런 연주자에 대한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고자 노력한다. 이런 모습이 우리 대중문화계의 관행이 되게 만들고 싶다."

-예능적 편집이 긴장감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 있다.

"공연에서는 긴장감을 유지해야 하지만 나머지 부분에서는 그 사람의 인생과 음악이 만들어지는 모습을 자연스럽게 보여드리고 싶다. 그런 과정이 모두 예능적인 요소가 아닌가 싶다. 사실 편집의 목표는 시청자들이 '경연이 벌어지는 본 공연만 보면 되지'라는 생각을 안하게 만들고 싶다."

-'나가수'의 어떤 미래를 꿈꾸는가?

"시청률도 좋지만 무엇보다 길게 가고 싶다. 한때 지나치게 높은 열기로 제작진들이 거동조차 힘든 상황도 있었다. 그런 상황 보다는 시청률 15%가 나오더라도 내년 이맘때에도 여러분들께 나가수를 보여드리고 싶다. 그래야만 제2의 김범수와 박정현이 나올 수가 있기 때문이다.

김범수가 내게 '나가수로 인해서 제가 죽을 때까지 노래할 수 있는 바탕이 된 것 같다'다는 말을 한 적이 있다. 너무나 기뻤다. 그런 실력 있는 가수가 다른 일을 하는 것이야 말로 비극이라고 생각한다."

정호재 기자demi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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