돛 올린 대전 유상철호 ‘불신의 강’부터 건너라

입력 2011-07-21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구단 고위층 말뿐인 공약에 선수들 사기 바닥
선수관리 인력들 이탈 … 전력보강 ‘발등의 불’



대전 유상철호가 출항했다. 대전은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유상철 감독의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유 감독은 “팀의 문제점들을 나름 분석하고 감독직을 수락했다”며 각오를 피력했다. 하지만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더 많다.

○전력 보강 가능할까

대전은 유 감독 선임 이유로 ▲젊은 패기 ▲구단 현황 파악 ▲선수단과 소통 등 3가지를 내세웠다. 하지만 두 번째 조건, ‘팀 현황을 이해하고 함께 극복할 수 있는’ 이란 부연 설명에는 적은 투자, 어려운 살림살이부터 내세운 모양새다. 대전은 승부조작 파장으로 이미 만신창이가 된 상황. 주력 9명이 검찰에 기소돼 전력은 R리그(2군) 수준이다.

전력 보강은 쉽지 않다. 프로축구연맹 선수등록 마감은 이 달 28일까지다. 더욱이 선수단 관리를 해왔던 전문 인력들도 대거 이탈해 관련 업무는 이미 ‘빈사’ 상태다. 현 상황에서는 스타 감독 영입으로 ‘반짝 효과’는 기대할 수 있지만 장기적인 목표 설정은 불가능하다. 2013년 실시될 승강제도 고려해야 한다. 유 감독은 “시간이 없다. 용병 등을 알아보고 있고 주위 도움도 요청했지만 쉽지 않다”고 했다.

○공허한 약속은 언제까지

선수들과 프런트의 끈끈함은 전혀 없다. 기업 구단과는 비교 할 수 없는 쥐꼬리 수당, 연봉 등 계약 조항과 별개로 대전 시장, 구단 사장이 바뀔 때마다 약속했던 지원이 전혀 이뤄지지 않아 선수들은 한숨만 내쉰다. 클럽하우스, 전용 훈련장 건립 등 모든 공약(公約)은 공약(空約)이 돼 왔다. 임기를 채우고 물러나는 사장-감독이 없었고, 구단 직원들도 외부 입김을 못 이기고 계속 들락거려 안정을 찾지 못한 탓이다. 한 선수는 “직원이 오면 ‘금방 떠날 사람’이라며 정을 주지 않는 분위기”라고 했다.

유 감독은 1년 6개월 계약 조건에 ‘성적이 좋지 못하면 언제든 해고할 수 있다’는 조항이 삽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계약”이라고 유 감독에게 설명했다고 한다. 하지만 기다릴 수 없다는 의미가 더 크다. 유 감독이 꼭 풀어야 할 과제 중 하나가 바로 불신의 장벽부터 허무는 일이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