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홈피 끊고 절치부심…손흥민의 귀환

입력 2011-07-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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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스포츠동아DB

조광래호 내달 10일 한일전 엔트리 발표…손흥민 5개월만에 컴백

아시안컵 A매치 데뷔골 한때 최대우량주
정신자세 흐트러지자 조광래 눈밖에 나

해법은 초심…분데스리가 18골 대활약
“정신적 성숙도 OK” 다시 조광래 품으로
국가대표팀 조광래 감독이 오랜만에 손흥민(함부르크SV·사진)을 불러들였다.

조 감독은 일본 자케로니호와 평가전(8월10일·일본 훗카이도 삿포로 돔)을 열흘 가량 앞둔 27일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원정 명단을 공개했다.

지동원(선덜랜드), 이근호(G.오사카), 김신욱(울산) 등과 함께 공격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손흥민은 2월 터키 트라브존에서 열렸던 터키와의 평가전 이후 5개월여 만에 태극마크를 다시 달았다.

그는 성인 무대로 되돌아온 새내기 공격수. 호된 시련과 이유 있는 자극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설 수 있게끔 했다.

처음 발탁된 1월 카타르 아시안 컵 때만 해도 최대 우량주였다. 대회 조별리그 인도전에는 직접 골 맛을 보며 A매치 데뷔 골의 감격을 누렸다.

아시안컵 당시 조 감독은 “어린 선수가 감각도 있고, 잠재력도 풍부했다. 과감한 슛 능력과 상대 수비의 뒷 공간을 활용하는 움직임이 뛰어났다”고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이렇듯 벤치의 따스한 기대와 거듭된 주변의 칭찬에 손흥민은 마냥 신이 났다.

박지성, 이영표, 차두리 등 말로만 듣던 쟁쟁한 선배들과 같은 장소에서 함께 호흡한다는 사실도 그를 흐뭇하게 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손흥민은 100% 능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대표팀 소집 기간이 길어지고, 경험이 조금씩 쌓여갈수록 훈련 태도와 자세가 흐트러졌다.

결국 터키 원정을 마친 조 감독은 코치들과 상의 끝에 손흥민을 이후 일정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조 감독은 “(태도나 정신자세 등을)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그저 대표팀이 좋고, 호락호락한 곳인 줄 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손흥민은 3월 온두라스전, 6월 세르비아-가나와 2연전에 출전하지 못했다.

처음에는 대표팀이 자신을 불러들이지 않는 이유를 잘 모른 채 당황하던 손흥민도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해법은 ‘초심으로’였다. 팬들과의 소통을 이유로 곧잘 해오던 미니 홈피는 물론이고 트위터까지 일절 하지 않은 채 훈련에 매진했다.

노력의 결실은 달콤했다.

2011∼2012시즌 개막을 앞두고 치른 함부르크 프리시즌 9경기에 손흥민은 무려 18골을 몰아쳤다. 독일 분데스리가 휴식기를 맞아 국내에 머무는 동안에도 아버지 손웅정(춘천FC 유소년 감독) 씨의 지도를 받으며 개인 트레이닝으로 컨디션을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측면 공격수에서 최전방으로의 포지션 전환도 동기를 부여했다.

조 감독은 “마음가짐과 정신적인 부분이 많이 성장했다. 향후 큰 도움이 될 것 같다”며 ‘달라진’ 손흥민에 대한 기대감을 나타냈다.

남장현 기자 (트위터 @yoshike3)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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