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 그때의 오늘] 1986년 ‘허튼소리’ 김수용 감독 은퇴 선언

입력 2011-07-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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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광의 삶을 다룬 영화 ‘허튼소리’를 촬영 중인 김수용(왼쪽)감독과 중광. 스포츠동아DB

생전 숱한 기행으로 화제를 몰고다녔던 ‘걸레스님’ 중광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는 전시회가 최근 막을 올렸다.

8월 말까지 이어지는 전시회는 현실과 예술 사이를 오가며 숱한 번민과 갈등의 나날을 보내다 10여년 전 타계한 중광을 새롭게 떠올리는 계기가 되고 있다.

1986년 오늘, 중광의 삶을 다룬 영화 ‘허튼소리’의 연출자 김수용 감독이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허튼소리’에 대한 공연윤리위원회의 심의 결과를 둘러싼 격렬한 항의의 표시였다. ‘허튼소리’는 심의 과정에서 무려 10개 장면이 잘려나갔고 한 심의위원은 ‘한국영화는 누가 만들어도 별 수 없다’는 모욕적 발언까지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수용 감독은 이에 강하게 반발했고 결국 영화계를 떠나겠다고 밝혔다. 당시 공연윤리위원회가 변화하지 않는 한 자신은 더 이상 영화를 연출하지 않겠다는 선언이었다. 그때까지 30여년 동안 ‘안개’ ‘갯마을’ 등 100여편의 영화를 만들며 ‘명장’으로 불린 감독의 허망한 심정은 어땠을까.

‘허튼소리’는 정동환과 이혜숙이 주연해 중광의 선시를 바탕으로 승려 출신 화가의 예술과 현실 사이의 갈등과 번뇌를 그린 영화. 하지만 불교계 역시 그 내용과 관련해 당국에 상영 금지를 요청하기도 했다. 이에 제작사는 일부 장면을 자진 삭제하는 등 조치를 취한 뒤 그해 10월9일 개봉했다.

윤여수 기자 (트위터 @tadada11) tadad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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