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강 전쟁에 본격적으로 가세한 롯데의 키워드는 불펜이다.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이 됐듯 앞으로도 불펜이 그와 같은 역할을 해주느냐가 중요하다. 왼쪽부터 롯데 불펜의 필승조 임경완 김사율.스포츠동아DB
강영식 임경완 김사율 필승계투 펄펄
이재곤 배짱투 롱릴리프 고민도 해결
“나가면 이긴다” 자신감 PS진출 무기
롯데가 지난 주말 두산과의 3연전을 스윕하며 최근 4연승으로 7월을 기분 좋게 마무리하고 마침내 LG와 공동 4위로 올라섰다. 무엇보다 본격적인 순위싸움을 앞두고 그동안 불안요소로 불렸던 불펜이 제 역할을 했다는 게 긍정적 요소다. 삼성이 전반기 마지막 한 달간 선발승이 단 한 차례도 없었음에도 선두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이유가 ‘철벽불펜’ 덕분이었음을 떠올리면 더 그렇다.
○강영식∼임경완∼김사율 거인군단 필승조
최근 필승조로 불리는 김사율, 임경완, 강영식이 연이은 호투로 힘을 내고 있다. 김사율은 28일 사직 SK전부터 31일 사직 두산전까지 4경기 연속 뒷문을 책임졌다. 임경완도 방어율은 비록 높지만 7월 한 달간 5홀드를 달성하며 분전하고 있고, 좌완 강영식 역시 29일∼31일 사직 두산전 세 게임에서 1.2이닝 무실점의 강한 면모를 보였다. 강영식은 최근 3경기, 임경완과 김사율은 최근 4경기에 모두 등판해 제 몫을 했다.
양승호 감독은 “4강 싸움을 위해서는 불펜이 안정돼야 한다”며 “지금처럼 (김)사율이는 마무리로 가고 임경완, 강영식을 중간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제 더 이상 선수들을 시험할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있는 선수들을 믿고 가겠다”며 확고한 불펜진을 4강 싸움의 큰 축으로 삼고 있음을 숨기지 않고 있다.
○롱릴리프 부재? 이재곤이 롯데의 비책
그러나 롱릴리프가 없다는 것은 고민이다. 양 감독도 “선발이 조기에 무너졌을 때 몇 이닝을 책임져줄 투수가 없다”며 아쉬워하고 있다. 롯데 불펜의 특성상 승리조와 패전처리조의 실력차가 큰 것도 부담인데 롱릴리프의 부재까지 겹쳐 있는 게 현실. 진명호, 배장호 등에게 긴 이닝을 맡겨 봤지만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양 감독은 “5회에 선발이 강판된다는 것은 지고 있을 때가 대부분이지만 타선이 살아났기 때문에 7, 8회에 승부를 걸 수 있도록 구원등판한 선수가 추가실점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7회 이후에는 불펜을 어떻게 써야겠다는 그림이 그려지는데 6회 이전 선발이 무너졌을 때는 답이 없다. 그래서 이재곤에게 그 역할을 맡기기로 했다”고 밝혔다. 양 감독의 구상은 31일 사직 두산전에서 딱 맞아떨어졌다. 선발 부첵이 5회를 못 채우고 내려갔지만 구원 등판한 이재곤이 추가실점을 하지 않으며 팀 역전승에 발판을 놨다.
○임경완-김사율, 긍정 힘이 연속호투 비결
요즘 롯데에서 가장 야구할 맛이 나는 선수들은 필승조다. 최근 ‘나오면 이긴다’는 승리공식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김사율은 최근 호투의 비결에 대해 “(손)민한이 형이 평상시에 긍정적으로 생각하라고 조언해줬다. 계속 좋은 쪽으로 생각하다보면 마운드 위에서도 자동적으로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돼 투구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팀 분위기가 밝다는 점이 플러스다. 임경완은 “지금 우리 팀 투타밸런스가 최고다. 이기는 경기가 많아질수록 몸은 힘든데 힘이 난다”고 귀띔했고, 강영식은 “나를 믿는다”며 쉼없이 자기 최면을 걸고 있다.
김사율은 “장원준, 고원준에게도 말했는데 4월에 불펜이 불을 질러도 늘 덤덤하게 받아들여줘서 고마웠다. 누가 누구를 탓하지 않는 분위기 때문에 투수들이 서로 더 잘 던지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그게 우리 팀의 힘”이라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트위터 @hong927)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