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육상] 로만 제블레 “대구관중 응원 덕분에 힘 솟았다”

입력 2011-08-29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0종 경기의 전설’ 로만 제블레 단독 인터뷰
박수로 리듬 맞춰…한국관중 수준급
우주올림픽 열리면 나가고 싶어ㅋㅋ
37세 나이? 2012년 런던서 만날 것
28일 밤 대구스타디움. 10개 종목 중 마지막 관문인 1500m를 끝으로 ‘10종경기의 전설’ 로만 제블레(37·체코·사진)의 세계선수권도 막을 내렸다. 37세의 나이, 부상 후유증. 비록 메달권에는 진입하지 못했지만, 그는 외신들의 큰 주목을 받았다. 그가 바로 ‘세계에서 가장 위대한 운동선수’라는 칭호를 받는 사나이기 때문이다. 27일 늦은 밤. 첫날 경기를 마친 제블레를 만났다.


○우주올림픽 지구대표? “영광스러운 평가”

10종 경기사상 9000점을 넘긴 선수는 제블레(9026점)가 유일하다. 2008년 월스트리트저널은 ‘만약 우주올림픽에 보낼 지구 대표선수 1명을 꼽는다면?’이라는 질문을 스포츠전문가들에게 던졌다. 그 답은 “제블레”였다. 제블레는 “너무나 영광스러운 평가다. 올림픽금메달(2004아테네)도 따 봤으니, 우주올림픽이 열린다면, 한번 나가 보고 싶기는 하다. 그 얘기가 한국에도 소개된 적이 있는가?”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부상투혼의 원천? “한국 관중들의 박수소리”


이번 대회를 앞두고 그의 컨디션은 좋지 않았다. 제블레는 부상부위인 듯, 왼쪽 옆구리 쪽을 가리키며 얼굴을 찌푸렸다. 하지만 “대구의 관중들 덕분에 힘을 냈다”고 했다. 그는 “솔직히 오전에는 관중이 없어서 좀 실망도 했지만, 저녁이 되자 경기장이 가득 찼다. 10종 경기는 정말 체력적으로 힘들다. 관중들이 박수로 리듬을 맞춰주면 선수들도 힘이 난다. 박수의 스피드와 타이밍도 좋았다. 여러 나라에서 경기를 해 봤지만, 한국관중들도 수준이 높다”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투척·도약종목에서는 선수들이 박수를 유도하는 경우가 있다. 이 때 처음에는 천천히 치다가 도움닫기 시점부터 점점 빨라져야 기록 향상에 도움을 준다.


○한국대표 김건우? “실력 향상시킬 수 있는 선수”

제블레는 “관중 뿐 아니라 한국선수도 인상적”이라고 했다. 10종경기 대표 김건우(31·문경시청)를 가리킨 말이었다. “2007오사카세계선수권에 이어 2번째 만났다. 나이가 몇인가? (31세라고 하자) 많은 나이라고 볼 수 없다. 나도 2004아테네올림픽(30세)과 2007세계선수권(33세)에서 좋은 성적(금메달)을 냈다. 더 실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고 했다. 제블레의 나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은퇴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치고 있다. 하지만 그는 “당장의 은퇴계획은 없다.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나를 다시 볼 수 있을 것이다. 2013모스크바세계선수권 출전여부는 상황을 봐야할 것 같다”고 밝혔다.

대구|전영희 기자 (트위터@setupman11)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