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학이 뽑은 두 신인 “모비스에 오길 잘했어요”

입력 2011-09-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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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이지원 (우)이우균. 스포츠동아DB.

최고 지략가의 선택 이지원·이우균 LA서 담금질
프로농구 최고의 지략가로 인정받는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48)은 이렇게 말했다. “나는요, 어떤 선수가 약점 투성이여도 확실히 잘하는 것 하나만 있으면 씁니다. 잘하는 것만 하도록 만들어주면 되는 거예요. 나머지 약점은 조직이 메워줍니다.”

유 감독의 이런 ‘신념’은 모비스의 올 시즌 신인 선택에서 선명하게 투영됐다. 1라운드에서 경희대 출신 가드 이지원(23)을 뽑았다. 오세근, 김선형, 최진수 등 신인 빅3와 달리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했지만 “저평가됐다”라는 소리를 듣는 가드다. 또 프로농구 역사상 최초로 고졸 선수를 지명했다. 여수전자화학고를 졸업한 이우균(19)이 주인공이다.

이우균은 고교 졸업 후 대학의 지명을 받지 못해 프로농구 드래프트를 신청했다. 신청하면서도 반신반의했다. 떨어지면 2부리그 대학에 가려고 했지만 암담했다. 그런데 모비스가 덜컥 지명을 했으니 “나 자신도 얼떨떨했다”고 회상한다.

이우균이 대학팀의 외면을 받은 것은 작은 키(175cm) 때문이었다. 그러나 모비스는 단점이 아니라 스피드라는 이우균의 장점에 주목했다. 6일(한국시간) LA 전훈에서 만난 이우균은 “무조건 열심히 해서 고졸 신인이 계속 나오도록 할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원과 이우균이 유재학 감독에게서 가장 많은 꾸지람을 듣는 지점은 수비다. 조직력으로 이기는 농구를 필생의 철학으로 삼고 있는 유 감독이기에 일견 결점이 뚜렷한 이들 둘이라도 잘 다듬어서 조직에 융화시키도록 채찍질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훈련이 너무 힘들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저어도, 1번 칭찬받을 때 9번 혼나도 이지원과 이우균이 “모비스에 오기를 잘했다”고 입을 모으는 이유이기도 하다. 존재의 가치를 이 팀에서 깨달아가고 있어서다.

LA(미국)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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