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 “하하 웃어도 괜찮아, 그래도 난 가수니깐…”

입력 2011-09-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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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만에 레게 가수로 돌아온 하하. 사진제공|NOAH엔터테인먼트.

■ 레게 필 충만 하하가 왔다

어엿한 가수협에 등록된 예능인
원래 가수인데 노래하면 막 웃어
서운하냐고요? 더 열심히 하면 되죠
대체 복무하며 틈틈이 곡 수집
레게로 틈새공략…반응좋아 기뻐요


“웃어도 상관없어요. 그래도 저는 가수이니까요.”

그렇다. 가수였다. 2001년 ‘지키리’라는 그룹으로 데뷔한 하하는 디지털 싱글 등을 포함해 총 6장의 앨범을 낸 ‘엄연한’ 가수이다.

그동안 그를 ‘웃기는 꼬마’ ‘하로로’ 라는 애칭을 받으며 ‘예능인’으로 아는 사람들이 더 많았던 것도 사실. 그런 하하가 4년 만에 미니앨범을 발표하고 본업인 가수로 돌아왔다.

“정확히 말해 가수협회에도 등록된 버라이어티 맨이에요. 원래 가수였는데 음악프로그램에 나오니까 막 웃더라고요. 예전에는 이런 반응이 서운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가수로 알아봐주지 못하더라도 야속하지 않아요. 제가 ‘뿌린 씨’이기 때문에 감내해야죠. 음악적으로 인정받고 싶으면 열심히 잘하는 것 밖에 없으니까 불만은 없어요.”

새 앨범에 수록된 곡들은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을 통해 인기를 끌었던 ‘키 작은 하하’나 ‘찹쌀떡’ 등과는 차원이 다르다. 단지 재미나 화제성으로 낸 앨범이 아니라는 말이다.

“공익근무요원으로 대체 복무할 때부터 곡을 수집했어요. 녹음도 틈틈이 했고요. 앨범은 2주 만에 초스피드로 만들었지만, 준비하는 시간은 꽤 길었던 만큼 자신 있게 내놓을 수 있어요.”

음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는 제법 진지했다. TV에서 보던 장난꾸러기 같은 모습은 전혀 찾아볼 수가 없었다.

“타이틀곡 ‘로사’를 비롯해 앨범 전체가 레게 스타일이에요. 힙합을 주로 하던 제가 레게음악을 한다고 하니까 의외라는 분들도 많더군요. 7∼8년 전에 라디오에서 레게를 듣고 완전히 꽂혔어요. 스카(SKA)는 멜로디가 너무 재미있었어요. 전부터 부르고 싶었던 노래기도 하고요. 첫 발걸음을 잘 떼고 싶었는데, 반응이 좋아 기분 좋습니다.”

현재 가요계에서는 일렉트로닉 등 빠른 비트 음악이 강세다. 하지만 하하는 레게라는 장르로 틈새를 공략해 팬들에게 다가가고 있다.

“제가 가요계를 대표해서 ‘레게를 사랑해줘요’라고 말하는 건 아니에요. 외국에서는 큰 인기를 얻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유독 약해요. 인기도 없고요. 미약하지만, 저로 하여금 레게라는 음악이 있음을 알고, 귀를 기울여줬으면 좋겠다는 거죠.”

하하의 이번 활동의 목표도 뚜렷하다.

“큰 것 없어요. 가장 큰 목적은 레게를 많이 알리는 거죠. 무대용으로 제작한 해적 모자나 의상을 입으면 가수로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레게하면 하하, 하하 하면 레게를 떠올려주시고요.”

하하는 현재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런닝맨’ 등 두 개의 인기 프로그램에서 중심인물로 자리잡았다. 그래도 이런 무대에 설 때는 스스로 다짐하는 것이 있다.

“처음엔 두 프로그램을 함께 하다보니 혼란이나 괴리감 같은 게 있었어요. ‘사랑가’로 활동할 때 예능에 출연하면 멋있는 척을 많이 했어요. 그랬더니 결과가 어중간했더라고요. 돌이켜보니까 두 프로그램에 모두 자신이 없어 그랬던 것 같아요. 이제는 생각이 바뀌었어요. 예능은 예능답게, 가수는 가수답게 행동하는 게 정답인 것 같아요.”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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