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릭스 “박찬호 재계약 어렵다”

입력 2011-09-2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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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후 2시 일본 아이치현 나고야돔에서 오릭스 버팔로스 대 주니치 드래건스의 시범경기가 열렸다. 선발투수로 일본프로야구 공식무대에 첫 선을 보이는 '코리안특급' 박찬호가 던진 공이 볼로 판정되자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다. 나고야돔(일본 아이치현) | 김종원기자 won@donga.com

1승5패 초라한 성적…사실상 퇴출
박찬호 “日 다른 팀으로 이적 원해”
“이승엽 내년에도 함께” 호의적 반응
“이대호는 좋은 타자” 여전한 관심


“박찬호는 (재계약이)어려운 상황으로 흘러가고 있다.”

일본 오릭스구단이 박찬호(사진)와 이승엽에 대해 처음으로 입을 열었다. 구단 관계자는 27일 스포츠동아와의 통화에서 “아직 시즌 중이고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박찬호의 재계약에 대해서는 “어려운 상태인 것은 사실”이라고 귀띔했다.

●박찬호 재계약? 어렵지 않겠나

박찬호는 24일 열린 한신 2군과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2안타 무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다. 그러나 일본 주요 언론들은 “1군에서 부상 등의 변수가 없는 이상 이번 경기가 박찬호의 마지막 등판일 것”이라고 보도했다.

그는 올해 220만 달러에 오릭스 유니폼을 입었지만 메이저리그의 아시아인 최다승(124승) 투수답지 않은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캠프 때 집중조명을 받으며 자신만만하게 시즌을 시작했지만 1군에서 7경기에 등판해 1승5패, 방어율 4.29에 그쳤다. 결국 5월 2군으로 내려갔고 6월 고질적인 햄스트링 부상이 재발하며 지금까지 1군 무대를 밟지 못하고 있다. 시즌 막바지가 되자 자연스럽게 ‘방출’ 얘기가 흘러나왔고 본인도 지인을 통해 “내년에 일본 다른 팀으로 이적하고 싶다”고 의사를 밝혔다. 오릭스는 그동안 구단 차원에서 최대한 말을 아끼는 모습이었지만 “(재계약이)어렵게 흘러가고 있는 것은 맞다”며 사실상 퇴출임을 시사했다.

●이승엽 그대로 가고 이대호 관심 있다!

반면 이승엽에 대해서는 호의적인 반응이었다. 이 관계자는 이례적으로 “이승엽과는 처음부터 2년 계약이었기 때문에 내년에도 계속 간다”고 확실하게 못박았다. 용병은 내일이 없는 삶을 산다. 계약기간에 상관없이 필요가치에 따라 운명이 좌지우지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릭스 측은 ‘이승엽’이라는 카드는 쥐고 갈 것을 분명히 했다. 최근 타격감이 살아나면서 팀 승리에 공헌하고 있을 뿐 아니라 마케팅적인 측면에서도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뿐만 아니다. 그는 내년 시즌이 끝나면 용병 쿼터의 적용을 받지 않을 수 있다. 일본프로야구에는 용병이 1군에서 8시즌(등록일수 충족)을 뛰면 자국선수와 동일한 조건으로 리그에서 뛸 수 있는 자격을 부여받는다. 2004년 일본무대에 첫 발을 내디딘 후 내년까지 9시즌을 채우기 때문에 등록일수에서 문제가 없을 것이라는 게 구단의 설명. 2012시즌이 끝나면 오히려 일본 내 거취를 정하는 게 용이해질 전망이다.

오릭스는 올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는 롯데 이대호에 대한 관심도 숨기지 않았다. 관계자는 “아직 한국도 시즌 중이고 영입에 대해 논하는 건 이른 감이 있다”고 조심스러워했지만 “좋은 타자다. 현 소속팀에서 잘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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