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계신 할머니 덕”…김성태 부활투 씽씽∼

입력 2011-11-1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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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히어로즈 김성태. 스포츠동아DB

“어깨상태 80% 올라와”

약 보름 전. 넥센 김성태(29·사진)는 전남 나주에서 할머니 상을 치렀다.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다지만, 할머니께서 저랑 저희 아버지를 정말 예뻐하셨거든요….” 아흔을 넘어서까지 장수한 덕에 주변에서는 “호상(好喪)”이라는 말도 나왔지만, 손자의 마음은 쓰릴 수밖에 없었다. 빈소를 지키던 손자는 할머니께 간절한 기도를 올렸다. ‘할머니. 그렇게 사랑하셨던 아들이시잖아요. 제가 아버지 호강시켜 드리려면, 어깨 아프면 안 돼요. 도와주세요.’

그 마음이 하늘에 닿았을까. 거짓말 같은 일이 일어났다.

“10월까지는 어깨 상태가 50% 정도였거든요. 그런데 최근에는 80%까지 올라왔어요. 이제 캐치볼 해도 될 것 같아요. 정말 할머니께서 저를 살펴 주시나 봐요.” 김성태는 8월 어깨부상으로 시즌을 마감하기 전까지 18경기에 선발등판 해 3승7패 방어율 4.82를 기록했다. 비록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팀내에서 3번째(89.2이닝)로 많은 이닝을 소화하는 등 의미있는 한 해였다. ‘만년 유망주’ 꼬리표를 떼며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광까지 누렸다.

“7월부터 어깨에 신호가 왔는데…. 그 때 한창 감이 좋았거든요. 이제 막 잡은 감을 놓치고 싶지 않아 욕심을 부렸나 봐요.” 부상만 없다면, 내년 시즌에도 김성태는 강력한 선발후보다. 어깨강화는 이번 겨울의 필수 과제. 목동에서 진행 중인 자율훈련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이유다. 그는 “몸은 쉬더라도, 어깨는 쉬지 않으려고 한다”며 각오를 다졌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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