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영, 감격의 95전 96기

입력 2011-1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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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 박희영. 사진제공|하나금융그룹

국가대표 → KLPGA 신인왕 → 美 진출 →
그러나 계속된 불운 → 2011년 마지막 대회 LPGA 진출 4년만에 짜릿한 첫 우승

CME그룹 타이틀홀더스
9언더파 짜릿한 첫 키스

아직도 실감나지 않아
나도 우승할 수 있다!
말할 수 있게돼서 기뻐

박희영(24·하나금융그룹)이 미LPGA 투어 시즌 마지막 대회인 CME그룹 타이틀홀더스(총상금 150만달러)에서 우승했다. 박희영은 21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 주 올랜도의 그랜드 사이프레스 골프장(파72·6518야드)에서 열린 대회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기록하며 2언더파 70타를 쳤다. 합계 9언더파 279타로 산드라 갈(독일)과 폴라 크리머(미국·이상 7언더파 281타)를 2타 차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이로써 2008년 미 LPGA 투어에 진출한 박희영은 무려 95전 96기만에 우승하는 감격을 맛봤다.


● 최고 스윙 지녔지만 미 LPGA투어 벽 높았다

박희영은 2003년부터 2년간 국가대표를 지냈고, 2004년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한 KLPGA 투어 하이트컵에서 우승한 뒤 2005년 프로로 전향했다. 엘리트 코스를 밟았고, 프로데뷔 이후에도 활약은 뛰어났다. 2005년 9월 파브 인비테이셔널에서 후배 최나연(24·SK텔레콤)을 제치고 KLPGA 투어 신인왕을 차지했다.

2006년 2승을 기록한 박희영은 2007년 LPGA 투어 퀄리파잉스쿨을 3위로 통과하며 본격적으로 미국 생활을 시작했다. 성공은 당연한 듯 보였다. 프로들도 인정한 최고의 스윙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2005년 한 골프전문지에서 투어 선수들 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박희영은 여자프로 중 최고의 스윙을 지녔다고 평가받았다.

하지만 LPGA투어의 벽은 높았다. 최나연, 신지애 등이 LPGA 정상을 다투는 선수로 성장했지만 박희영은 2009년 시즌 상금 66만6305달러를 벌어 상금 순위 20위에 오른 것이 개인 최고성적이었다. 이번 대회 전까지 출전한 95차례 LPGA 투어 경기에서 가장 좋은 성적을 낸 것은 2009년 3월 혼다 LPGA 타일랜드와 같은 해 11월 미즈노 클래식 등 준우승 두 차례다.


● 드디어 깬 준우승 징크스 15번홀이 승부홀

우승까지 긴장된 승부가 펼쳐졌다. 산드라 갈과 공동 선두로 출발한 박희영은 14번홀까지 1타 차의 아슬아슬한 리드를 지켰다. 작은 실수라도 나오면 언제 선두가 바뀔지 모르는 순간이 계속됐다. 다행히 먼저 실수한 건 산드라 갈이다. 15번 홀(파5)에서 1.5m 파 퍼트를 놓쳐 추격에 제동이 걸렸다. 박희영은 이 홀에서 1.2m 파를 지켜내 다시 2타 차 앞서나갔다. 이 홀에서 1타차로 좁혀졌다면 승부의 향방을 점칠 수 없었다.

여유를 찾은 박희영은 18번 홀(파4)에서는 두 번째 샷이 그린 왼쪽 배수구 쪽으로 날아가는 위기를 맞았지만 세 번째 샷을 홀 1m에 붙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박희영은 “아직도 우승이 실감나지 않는다. 후반으로 갈수록 더 긴장됐다. 마지막까지 첫 홀이라고 생각하고 치자고 마음먹은 것이 도움이 됐다. 많은 사람이 그동안 왜 우승이 없느냐고 물었지만 이제 나도 우승할 수 있다고 답하게 됐다. 꿈이 이뤄졌다”고 우승 소감을 밝혔다. 박희영이 이번 대회 우승으로 받은 상금은 50만 달러로 이번 시즌 내내 벌었던 35만1천781달러보다 많다. 한편 최나연은 6언더파 282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 WHO 박희영?


생년월일 : 1987년 5월24일

신체조건 : 169cm, 58kg

소속 : 하나금융그룹

KLPGA투어 데뷔 : 2005년

미 LPGA투어 데뷔 : 2008년(2007년말 LPGA Q스쿨 통과)

통산 승수 : 4승(KLPGA투어 3승, LPGA투어 1승)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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