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지애 “올해 우승은 없지만 가장 많은 걸 배웠다”

입력 2011-11-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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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골퍼 신지애.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완벽한 남자 스윙 오히려 몸에 무리
라식수술 후 퍼트 부진? 절대 NO!
목표의식·긍정 마인드로 내년 도전


“제일 많이 배웠던 한 해다. 골프도 인생도….”

2011시즌을 마무리하고 있는 신지애(23·미래에셋·사진)가 “아쉬움과 교훈을 함께 얻은 한 해였다”는 말로 위안을 삼았다. 신지애는 올해 1승도 하지 못했다. 24일부터 열리는 일본여자프로골프 리코컵 출전을 앞두고 19일 일본 미야자키현에서 훈련 중인 신지애를 만났다.


● 뚜렷한 목표가 없었다

“예전에는 목표가 있으면 그 목표를 이루고 성취감을 느끼면서 골프를 해왔는데, 올해는 목표가 없었다. 다 이루었고, 나머지 목표는 시간이 흘러야 하는 것들이었다. 그러다보니 뚜렷한 목표 없이 시즌을 시작했다.”

시즌을 마무리하는 신지애도 아쉬움은 남았다. 가장 큰 아쉬움은 3월 기아클래식이다. 우승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산드라 갈에 역전을 허용했다.

“그때의 퍼트 실수에 대해 한 1000번은 얘기를 들었던 것 같다. ‘너답지 않았다. 왜 그랬어’라는 말들을 많이 했다. 심리적인 부담이었던 것 같다. 예전에는 경기를 잘 읽었다. 올해 스윙을 많이 바꾸고, 또 준비를 많이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완성되지 않은 상태였다.”


● 라식시술 후유증?

올 시즌 신지애를 가장 괴롭힌 건 라식시술이다. 우승이 없었던 것도 라식시술의 후유증이 아니냐는 의견이 많았다. 신지애의 대답은 전혀 달랐다.

“전혀 지장이 없다. 주변에서도 ‘라식시술 이후 퍼트가 잘 안되는 것 아니냐’는 질문을 많이 한다. 전혀 문제가 없는데 라식시술을 했던 데 제일 쉬운 핑계거리가 됐던 것 같다. 솔직히 올해 퍼트 덕분에 이만큼 버텼다고 할 수 있다.”


● 새 시즌 준비 자신감

새 시즌을 준비하는 신지애는 자신에 넘쳤다. 그 중 하나가 스윙에 대한 자신감이다.

“감각을 살리기도 했다. 올해는 이론적으로 너무 파고들다보니 내 감각을 무시했던 것 같다. 이론적으로는 퍼펙트한 스윙이었지만 남자 스윙이었다. 남자가 써야할 스윙을 하고 있으니 몸에 무리가 왔다. 또 너무 많은 변화에 감각이 무뎌졌다.”

안정되지 못했던 스윙은 신지애의 발목을 잡는 또 다른 원인이 됐다. 미야자키에서 2주 째 훈련하면서 많이 좋아졌다. 또 한 가지는 긍정적인 마인드마저 흔들렸다.

“지금까지는 긍정적인 생각을 무기로 앞세워왔다. 처음에는 안 된다고 해도 웃고 넘겼다. 그런데 올해는 몸으로 흡수되면서 긍정적인 생각도 약해졌다. 그러다 내 스스로 축을 잡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게 얼마 되지 않는다. 다음주가 마지막 대회인데 준비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기대가 된다.”

프로 데뷔 이후 우승 없이 시즌을 보낸 적은 없다. “많이 배웠고 문제를 잘 알았으니 내년이 기대된다. 아직 시즌이 끝난 게 아니다. 우승하면 되죠”라고 말하는 신지애의 표정에서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진지함이 엿보였다.

미야자키(일본)|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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