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태 “방송 욕심? 닥치고 10년은 뮤지컬 올인!”

입력 2011-1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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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은태는 ‘햄릿’ 출연을 앞두고 체중까지 감량하며 독하게 준비했다. 타고난 미성과 중성적 매력을 지닌 그의 ‘햄릿’은 이미 팬들에게 ‘은릿’으로 불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사진제공|EMK뮤지컬컴퍼니

■ 뮤지컬 ‘햄릿’의 박은태

“아쉬워요. 더 잘 하고 싶은데 ….”

뮤지컬 배우 박은태는 요즘 햄릿으로 살고 있다. 남자 배우라면 누구나 오르고 싶은 나무가 ‘햄릿’이다. 2008년 ‘햄릿’ 때는 여주인공 ‘오필리어’의 오빠인 레어티즈 역이었다. 이번 햄릿은 박은태에게 3년 만의 금의환향인 셈이다.

2010년 2월 뮤지컬 ‘모차르트’에서 조성모가 개막 직전 부상으로 빠지는 바람에 대타로 모차르트를 맡은 이후 박은태는 그야말로 초고속으로 상승했다. ‘모차르트’가 배우 인생의 전환점이 됐다면, 그해 연말 ‘피맛골연가’의 김생 역은 성공의 도약대가 됐다. 맑고 힘찬 고음, 어딘지 모를 중성적인 매력은 그를 단숨에 ‘제2의 류정한’으로 끌어올려 놓았다.

이번 ‘햄릿’에서 박은태는 김수용과 더블 캐스팅이다.

“전 타고났다고 생각 안 해요. ‘노트르담 드 파리’, ‘모차르트’ 때 두 번이나 성대결절을 겪었는걸요. ‘레어티스’할 때는 거의 4개월 내내 목이 상할까봐 두려워한 기억만 납니다.”

요즘 박은태는 “내 목을 조금씩 믿게 됐다”라고 했다. 지금까지 무대에서 ‘소리’에만 집중했다면 슬슬 연기에 대한 여유도 생겼다. 연기력을 키우기 위해 올해 출연했던 첫 연극 ‘거미여인의 키스(그는 게이역이었다)’의 ‘약발’이 이제 나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방송이나 영화를 해 볼 마음이 없느냐”고 물었더니 “닥치고 10년”이라고 했다. “10년은 해야 어디 가서 ‘뮤지컬 배우입니다’하고 명함을 내밀 수 있을 것 같다”는 말이다.

“지금도 ‘주연상’이 아닌 ‘신인상’ 후보지만, 그런 만큼 하나씩 쌓아가는 재미가 있습니다. 쌓여가는 이 느낌이 참 좋습니다.”

12월17일까지 ‘햄릿’을 쌓는 박은태는 그 위에 내년 2월부터 한국 초연되는 유럽 뮤지컬 ‘엘리자벳’의 ‘루케니’ 역을 얹을 예정이다. ‘신인상’ 후보 박은태를 보는 일도 올해가 마지막이 될 듯하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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