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형 “고소공포증 있는데 와이어 액션이라니…”

입력 2011-11-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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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첫 라이선스 뮤지컬 ‘조로’의 주인공 박건형. 1년 간 뮤지컬을 쉬었던 그는 “엔진을 싹 갈았다”고 했다. 사진제공|쇼팩

■ 1년만에 뮤지컬 ‘조로’로 돌아온 박건형

팬들이 뽑아 준 ‘조로역 1순위’
엄청난 부담…고소공포증까지

무서운 티 내면서 연습, 조로니까
박건형의 조로? 정석 보여줄 것!


“다 퍼드리겠습니다. 있는 거 없는 거 싹싹 긁어서 대접할 테니, 맛있게 들고 가세요.”

맛집 식당 사장님 말처럼 들리지만 배우 박건형의 당당한 출사표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이후 거의 1년 만에 뮤지컬 ‘조로’로 무대에 선 박건형. “1년 동안 무엇을 했느냐”라는 질문에 그는 “재충전으로 부족해 아예 엔진을 싹 갈았다”라고 했다. ‘조로’는 박건형이라는 배우의 새 출발과도 같은 작품이다.

올드 세대에게는 ‘쾌걸 조로’로 더 익숙한 ‘조로’는 한국 무대에 처음 공개된 외국 라이선스 뮤지컬이다. 박건형은 뮤지컬계 최강의 티켓파워 조승우, 일본 명문 극단 ‘사계’ 출신인 김준현과 함께 ‘조로’에 캐스팅됐다.

평소에는 쾌활하고 자유분방한 청년 디에고로 살아가지만, 일이 벌어지면 조로로 변신해 칼로 악당들의 옷에 힘찬 ‘Z’를 새기는 쾌걸. 박건형은 “일상의 박건형이 디에고라면, 배우로서의 모습은 조로”라고 비유했다. 명쾌하다.

◆“고소공포증에도 와이어액션 도전”

캐스팅이 발표되기 전부터 팬들은 박건형을 ‘조로에 어울리는 배우 1순위’로 꼽았다. 굉장히 기뻤을 것 같지만 사실은 그렇지도 않았단다.

“그런 얘기가 나왔을 때는 이미 조로 캐스팅이 확정된 상태였거든요. 만약 제가 조로를 하지 않았다면 기분이 좋았겠죠. 하지만 하게 됐으니 엄청나게 부담이 될 수밖에요.”

문근영과 함께 출연한 영화 ‘댄서의 순정’ 때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사람들은 “뮤지컬 배우니까 당연히 춤을 잘 출 것”이라고 생각했다.

두려움을 극복하기 위해 하루 16시간씩 춤 연습을 했다. 같이 연습을 하지만, 문근영은 초보자였고, 자신은 댄스 챔피언 역이었다. 외롭고, 무서웠다.

박건형을 아는 사람은 안다. 평소에는 술도 잘 먹고, 자유롭게 지내지만 일단 작품에 들어가면 캐릭터처럼 산다. ‘조로’로 살고 있는 박건형은 어떨까.

“감추고 있던 걸 좀 더 오픈하는 생활이랄까요. ‘조로’는 액션이 많아요. 고공 와이어 장면도 있죠. 사실 고소공포증, 폐쇄공포증이 있어요. 와이어를 탈 때 무서워하는 모습을 배우들에게 보여주었습니다. 옛날 같았으면 티를 안 냈을 거예요.”

조승우가 코믹하면서도 애틋한 ‘조로’라면 김준현은 세련되면서 심각한 분위기를 풍긴다. “그럼 박건형은 어떤 ‘조로’인가”라고 묻자 “분명한 것은, 전 조승우와 김준현 사이에 놓여 있지는 않습니다”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조로’라는 교과서를 보여주는 것이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했다.

‘조로’는 2012년 1월 15일까지 서울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공연한다. 어떤 공연을 보든 걱정하지 말 것. 그날 당신은 박건형 일생 최고의 공연을 보게 될 테니까.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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