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륜달 선생의 경륜 중급 특강] 몰빵 NO!…선행-마크맨 나눠 분산베팅을

입력 2011-1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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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륜 추리는 선행선수를 가려내는 작업으로부터 시작된다. 최근 경주를 보면 선행선수를 축으로 놓고 경쟁 선수가 세 명으로 좁혀지는 경우가 많다. 분산구매를 하되 경주권을 압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ecut

■ 선행선수·마크맨을 찾아라


하반기 편성, 선행 축으로 입상경쟁 3명
경주권 수 줄여 압축분산베팅 도전해야

선행 정했다면 후미 마크할 선수 추리
검증되지 않은 신인은 ‘운영 미숙’ 위험


최근 한국 프로야구 정대현 선수가 미국 프로야구 볼티모어 입단에 합의하면서 한국 야구사에 새로운 장이 펼쳐졌습니다. 한국 프로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직행의 문이 열린 것이죠. 정대현의 포지션은 아시다시피 투수입니다.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말 아시죠? 그만큼 야구에서 투수의 비중이 무겁다는 얘기일 겁니다. 경기의 전반적인 흐름을 아무래도 투수가 끌고 나가니까요. 정대현 선수의 경우도 희소가치가 있는 투수라 메이저리그 직행에 유리했을 겁니다.

한달 일정 밖에 남지 않은 올 시즌 경륜을 살펴보면 상반기 혼전이 하반기까지 이어지면서 재미가 더해지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이런 이유는 단연 선행 선수들 때문이죠. 야구가 투수놀음이라면 경륜은 선행형 놀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어떤 선수가 어떻게 선행을 받아 레이스를 이끄느냐가 경주 흐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지요. 레이스 추리의 절반은 바로 이 선행 선수를 가려내는 작업이 차지합니다. 간단할 것 같다고요? 천만의 말씀! 전문가들도 천국과 지옥을 오락가락합니다.


● 경륜은 주식과 다르다

올 시즌 대상과 특별경륜에서 7관왕을 차지했고, 현재 5연승을 거두고 있는 ‘괴물’ 이명현(16기, 나주팀)은 주로 선행을 통해 우승을 일궈냈습니다. 선행 선수를 축으로 입상 경쟁 선수들이 세 명으로 좁혀지는 경주가 최근 대상결승전 편성의 특징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올 시즌 상반기 중·고배당을 낳은 편성이 소액으로 고배당을 노리는 분산베팅의 추리가 주를 이루었다면, 하반기는 다소 달랐습니다. 비교적 안정된 배당을 낳는 편성이 많았죠. 세 가지 경주권 안에서 해답을 찾아야 하는 집중 베팅의 추리가 주를 이루었습니다.

제 주변에 주식을 하는 친구가 있어요. 여러 기업의 주식에 골고루 투자함으로써 안정적인 수익을 꾀하자는 논리를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죠. 공격적이고 과감한 투자는 때로 높은 수익을 가져올 수 있으나 자칫 일이 잘못됐을 경우, 손실이 막대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은행금리보다 높다면 집중 투자보다는 분산 투자로 미래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자는 주의입니다.

친구의 이런 논리를 경륜에 접목시키면 분산베팅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경륜과 주식은 좀 다르죠. 무턱대고 분산베팅을 한다고 해서 주식처럼 안정적인 환수율이 보장된다고 장담할 수 없습니다. 주식을 장거리 경주에 비교한다면 경륜은 단거리입니다. 경륜의 분산베팅은 평균 25분 안에 결론을 내려야 하니까요. 분산베팅을 하되 가급적 경주권의 수를 줄여 압축이 되는 경주에만 도전해야 합니다.



앞서 언급했던 세 선수로 압축되는 경주라든가 선행형 우승 후보를 경주의 축으로 세 명의 마크형 선수들이 후착 찾기 경쟁을 벌이는 경주가 좋은 본보기가 되겠습니다. 이때 배당이 아주 좋을 경우는 1/3로 공평하게 금액을 나눠 분산베팅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만일 3∼5배 수준의 배당이 형성돼 있을 경우는 좀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죠. 이때는 목표배당을 한 가지 경주권에 정해놓고 절반 이상의 금액을 투자하는 게 요령입니다. 우열이 워낙 심하게 드러나(우승자가 뻔하겠죠) 세 가지 경주권 모두가 3배 정도의 낮은 예상배당을 형성할 경우를 생각해 보세요. 똑같은 금액의 분산구매는 맞춰봐야 본전이므로 생각과 시간의 낭비를 초래할 뿐이겠죠.


● 경륜의 묘미는 ‘추리’

11월 경주는 선행형 축에 마크 선수를 찾는 편성이 주를 이루었습니다. 과거 같으면 ‘단방’ 경주권으로 해답을 찾아야겠지만 최근 흐름으로 보아 적게는 두 가지, 많게는 세 가지 경주권에서 해답을 찾아야 했죠. 골치가 아프지만 경륜의 재미인 ‘추리의 묘미’를 느낄 수 있는 편성이었습니다. 그중 추리의 백미로 통하는 마크맨을 찾는 경주가 나타나면서 벨로드롬이 한층 뜨거워졌는데요. 지금부터 경주의 사례를 통해 경륜 추리의 재미를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 ‘A-경주의 축-B’ 공식을 아시나요

A선수는 경주의 축이 의식해야하는 전력 보유자입니다. 그리고 B선수는 A선수와 협공이 이루어지는 선수입니다. 자, 그렇다면 초주 위치에서 A선수와 B선수는 나란히 자리에 섭니다. 경주의 축은 이들 사이에 위치하는데, 이때 B선수의 승부욕이 중요합니다. 경주의 축을 넣어주느냐, 안 넣어주느냐에 따라 B선수의 입상권 진입 유무가 결정되기 때문이지요.

11월 20일(일) 우수7경주는 박경덕-김치권이 나란히 입상을 했습니다. 강성배-김치권이 자리잡고 그 사이에 박경덕이 위치했죠. 결국 강성배를 제압한 박경덕이 그 후미를 마크한 김치권까지 달고 골인하는 결과를 낳았습니다.


▲ 경주의 축을 누가 가장 잘 아는가

최근 신인들이 합류하자 신인은 신인대로, 기존선수는 기존선수대로 상대의 전법을 간파하지 못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 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들의 과제는 신인이든 기존선수든 누가 가장 경주의 축을 잘 아는지를 추리해서 마크맨으로 찾아야 한다는 것이겠죠. 지난 11월 4일(금) 광명우수 10경주에서 경주의 축은 김기동이었습니다. 전력상 다소나마 우위를 점했던 신인 정대창이 버티고 있었는데, 김기동의 전력을 간파하고 있던 강양한이 마크에 성공했습니다. 끝까지 쫓아 추입을 통해 입상권에 진입했죠. 정대창은 3착으로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 ‘신인’들만 바라보면 위험

지난 11월 13일(일)창원 우수3경주에서 남태희-이동기라는 과거 팔당팀 출신 선수들이 협공으로 쌍승 59.3배를 낳았습니다. 최근 신인들이 합류하면서 시선을 빼앗기는 바람에 사람들이 평소 같으면 쉽게 적중할 수 있었음에도 놓친 거지요. 신인 조택의 선행과 그의 창원팀 선배 우종길의 마크 협공 가능성이 인기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었거든요. 신인들의 선전을 예상할 수밖에 없는 최근 분위기지만 일부 검증되지 않은 신인들의 미숙한 경주운영도 염두에 둬야 합니다. 배당판을 보면서 신인 중심의 마크맨 연대가 아닌, 중배당을 형성하는 기존 선행형과 마크맨을 묶은 연대를 받치는 지혜도 필요합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anbi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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