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K리그 결산] 전북, 지방팀의 명문화 실현

입력 2011-12-0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K 리그는 5만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찬 서울-수원의 라이벌전을 시작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시즌 중반 승부조작이라는 악재가 터져 큰 충격에 빠졌다. 관중 뻥튀기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하다. 5만1606명의 관중이 운집한 3월6일 서울-수원의 개막전 모습. 스포츠동아DB

K 리그는 5만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찬 서울-수원의 라이벌전을 시작으로 기분 좋게 출발했지만 시즌 중반 승부조작이라는 악재가 터져 큰 충격에 빠졌다. 관중 뻥튀기 등 해결해야 할 과제도 여전하다. 5만1606명의 관중이 운집한 3월6일 서울-수원의 개막전 모습. 스포츠동아DB

□2 죽음까지 불러온 승부조작
□3 관중 뻥튀기 전구단이 공범

‘다사다난.’

올 시즌 K리그를 설명하기에 이처럼 정확한 단어는 없을 것 같다. K리그는 5만 명이 넘는 관중이 들어찬 가운데 서울-수원의 라이벌전을 시작으로 야심차게 출발했지만 시즌 중반 승부조작이라는 최악의 악재가 터지면서 휘청댔다. 전북 현대가 정상에 오른 2011 K리그를 결산한다.

○전북, 지방구단의 명문화 주도

전북 이철근 단장은 우승 축하파티에서 “지방 구단이라 어려운 점이 참 많다. 그러나 지방에 있는 팀도 명문이 될 수 있다는 걸 전북이 보여줬다는 것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K리그의 중심은 그 동안 수도권 구단이었다. 수원과 서울이 모든 면에서 선두주자 역할을 했다. 성남은 마케팅은 다소 쳐졌지만 성적만큼은 늘 상위권이었다.

그러나 전주를 연고로 한 전북의 상승세가 무섭다. 전북은 2009년 우승, 2010년 3위에 이어 올 시즌 또 다시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현대자동차의 든든한 지원을 등에 업고 선수 영입에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다. 지방 구단 입장에서는 불모지나 다름없던 마케팅 측면에서도 성장세가 확연하다. 11월5일 전북-알 사드(카타르)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 때는 4만1805명이 입장해 전주월드컵경기장 이후 최다관중 기록을 세웠다. 4일 챔피언결정전 2차전 때도 3만 명이 넘게 왔다. 정상 급 선수가 모여 좋은 경기를 펼치고 수준 높은 플레이를 하니 팬들이 모이는 선순환 구조가 이뤄지고 있다.

○승부조작 악재

올 시즌 K리그는 승부조작 사건이 터지며 큰 충격을 받았다. 5월 창원지검이 현직 프로축구 선수들을 소환조사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시민구단의 저 연봉 선수들이 대상이었지만 점차 대기업 구단의 유명 선수까지 연루됐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축구계는 패닉에 빠졌다.

전북 출신 정종관이 5월 자살했고, 10월에는 승부조작과 관련된 이수철 상무 감독이 괴로워하다 스스로 죽음을 택했다. 수십 명의 젊은 선수가 축구계에서 추방을 당했다. 프로연맹은 승부조작 후속대책 및 제도개선안을 발표하고 승강제, 컵 대회, 선수 최저연봉 등 제도적인 개선을 꾀하기로 했다. 그러나 이것으로 승부조작의 뿌리가 완전히 뽑혔다고 보기는 힘들다. 연맹과 구단이 내놓은 대책들이 앞으로 실효성을 거둘 수 있도록 지속적인 모니터링과 관심이 필요하다.

○관중 뻥튀기 해결하자

11월30일 울산 문수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울산-전북 경기 공식 관중은 2만5375명. 그러나 현장을 찾은 관계자들은 모두 고개를 갸웃했다. 많아 봐야 1만5000명 정도로 보였다.

K리그의 관중 뻥튀기는 하루 이틀의 문제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16개 전 구단이 공범이다. 마케팅 차원에서 관중 수가 일단 많아야 더 많은 스폰서를 잡을 수 있다는 변명 아래 뻥튀기가 십 수년째 재현됐다. K리그는 올 시즌 사상 처음으로 300만 관중을 돌파했다고 홍보했지만 이런 상황에서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K리그는 2013년 승강제 실시를 앞두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라도 투명한 관중 집계 방식을 도입해 잃어버린 신뢰를 찾아야 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