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이만수의 어색한 만남

입력 2011-12-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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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근 전 SK 감독과 이만수 현 SK 감독이 2011 일구대상 시상식에서 어색하게 조우했다. 김 감독은 이 감독이 다가오자 짐짓 휴대폰을 들여다보며 문자를 확인했고, 손을 맞잡은 후에는 짧게 이 감독을 응시했지만 이내 시선을 피했다. 이 감독 역시 깊이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네기만 했다.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트위터 @k1isoncut

김 “원수도 아닌데…” 이 “서운한 마음 없다”
입 나오고 딴 곳 보고…2초간 악수만 했네

짧았던 SK 전·현직 감독의 만남. 김성근 고양 원더스 감독이 지난 8월 18일 SK 퇴진 이후 처음으로 후임자 이만수 감독을 만났다.

9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열린 2011 일구대상 시상식에서 김성근 감독은 함께 일구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김인식 한국야구위원회(KBO) 규칙위원장과 나란히 서서 손님을 맞이했다.

김 감독은 각 팀 감독들, 윤석민, 최형우 등 수상자들과 연이어 반갑게 인사했다. 그리고 이만수 감독이 행사장 입구에 들어섰다. 김성근 감독은 이만수 감독이 바로 옆 김인식 위원장과 악수할 때까지 휴대전화 메시지를 확인했다.

약 2초간의 짧은 악수, 김 감독은 표정 없이 이 감독을 똑바로 응시했다. 이 감독은 옅은 미소를 지으며 김 감독 앞에 섰고 악수를 위해 고개를 숙였다. 그리고 김 감독이 손을 마주잡자 더 깊이 고개를 숙여 인사했다.

김 감독은 시상식 직후 취재진과 인사를 나누다 이 감독과의 악수에 대한 말이 나오자 “원수진 것도 아닌데…”라고 말했다. “이제 보니 감독의 얼굴이 됐더라”는 말도 했다. 이 감독은 “(김성근)감독님께 서운한 마음은 전혀 없다”고 했다.

김 감독과 이 감독은 SK의 4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과 3회 우승을 감독과 수석코치로 함께 했다. 그러나 8월 김 감독은 “구단과 감독 재계약을 논의할 때 어느 코치의 이름이 나왔다”며 불쾌감을 표시하기 시작했다.

결국 김 감독이 퇴진했고 이 감독이 감독대행으로 취임한 이후 두 사람은 더 멀어졌다. 이 감독이 시즌 후 인터뷰에서 “감독님께 전화를 몇 차례 드렸는데 받지 않으셨다. 꼭 인사를 드리고 싶다”고 하자, 김 감독도 인터뷰를 통해 “전화도 타이밍이 있다”며 섭섭한 마음을 표현했다. 또한 김 감독은 10일 방송되는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사전 인터뷰에서 “(SK)구단이 이 감독을 헤드코치로 영입할 때부터 감독으로 앉힐 계획이었다. 감독이면서 전례 없이 헤드코치 취임식에 참석해야 했다”며 SK 프런트를 비난했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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